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너무 오랫동안 쉬었더니 야구가 하고 싶다.”
나성범(31·NC)은 2020년 시즌 준비를 누구보다 일찍 시작했다. 2019년 5월 3일 창원 KIA전에서 크게 다치며 한 시즌을 마쳤으나 그의 야구 인생이 끝난 건 아니었다. 해가 바뀐 뒤 그는 새 시즌 준비로 더욱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야구공을 던지고 쳤더니 더욱 몸이 근질근질하다.
최하위에서 다섯 계단이 오르며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공룡군단의 2019년. 나성범은 없었다. 베이스러닝 도중 오른쪽 무릎을 다친 그는 전방십자인대 및 내측인대 재건술과 바깥쪽 반월판 성형 수술을 받았다. 시즌 아웃이었다.
↑ 나성범(오른쪽)은 누구보다 2020년을 기다렸다. 새 시즌을 지난해 5월부터 준비하고 있다. 사진=김영구 기자 |
2012년 프로에 입문한 나성범이 이토록 오랫동안 전열에서 이탈한 것은 처음이었다. NC가 KBO리그에 참여한 2013년부터 2018년까지 매년 100경기 이상을 뛰었다. 하지만 지난해에는 23경기 출전에 그쳤다.
부상은 ‘암초’여서 전혀 예상하지 못한 순간 찾아온다. 피할 수 없는 교통사고와 같다. 처음에는 너무 고통스러웠다는 나성범이다.
그는 “(현실을) 받아들이기 힘들었다. 부상이 잦았던 적도 없었던 데다 장기 부상 경험도 처음이었다. 깁스에 목발까지, 일상생활도 너무 불편했다. 재활하던 마산야구장의 옆(창원NC파크)에서 야구 경기가 열리는데 여러 생각이 들더라. 짜증이 났던 순간도 있었다”라고 떠올렸다.
그렇지만 끝이 아닌 시작이었다. 생각을 바꿨다. ‘부상 상황을 기억하고 싶지 않겠다’는 말에 나성범은 고개를 가로저었다.
나성범은 “지금은 (부정적으로)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다음부터 다치지 않으면 된다고 생각한다. 물론, (장기 부상이) 내게 마이너스 요소가 됐으나 긍정적으로 생각하려고 한다. 예를 들면, 앞으로 아플 걸 이번 한 번에 다친 것 같다. 이제 부상 없이 쭉 야구를 하고 싶다. 좋은 경험이었다”라고 말했다.
몸도 마음도 더 단단해진 나성범이다. 그는 “나도 힘들었으나 부모님을 비롯해 가족이 많이 힘들어했다. 그것이 나를 더 강하게 만드는 것 같다”라며 “(수술 후) ‘지금부터가 나의 스프링캠프다. 2020년 시즌은 조금 더 길게 준비하자’고 마음먹었다. 그래서 그동안 정말 열심히 재활하고 운동했다”라고 이야기했다.
공룡군단의 간판타자는 건강을 회복했다. 표정도 상당히 밝아졌다. 나성범은 “새해가 오기를 정말 기다렸다”라며 “걱정도 없지 않았는데 계획보다 빠르게 몸을 잘 만들고 있다. (복귀 과정이) 순조로워서 기분이 좋다. 새 시즌에 대한 기대감과 자신감도 커졌다”라고 밝혔다.
보라스 스포츠 트레이닝 인스티튜트(BSTI)에서 재활에 집중했던 나성범은 지난해 11월 말 귀국한 후 마산야구장에서 구슬땀을 흘렸다. 무릎 보강 훈련, 웨이트트레이닝은 물론 러닝, 타격, 송구 등 다양한 기술 훈련을 병행했다.
↑ 나성범은 2019년 5월 3일 KBO리그 창원 KIA-NC전에서 무릎을 다쳐 수술대에 올랐다. 그리고 시즌을 일찍 마쳤다. 하지만 건강을 회복한 그는 새 시즌 준비로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사진=김영구 기자 |
새해 소망은 거창하지 않다. 부상 없이 시즌 1번째 경기부터 144번째 경기까지, 완주하는 것이다. 그는 세 차례(2015·2016·2018년) 전 경기를 소화한 적이 있다.
나성범은 “팀이 비록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패했으나 내 공백 때문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정말 다들 열심히 했다. 1년 전보다 좋은 성적을 거뒀으며 가을야구도 펼쳤다. NC 팬에게 좋은 선물을 드렸다고 생각한다. 올해는 지난해보다 더 높은 곳으로 가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 그러니까 NC 팬 여러분이 (성적과 관련해) 크게 걱정하지 않으셔도 된다”라고 자신 있게 말했다.
이어 그는 “모두가 꿈꾸는 창단 첫 한국시리즈 우승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