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두산 베어스와 재계약을 맺은 호세 미구엘 페르난데스(32)가 팀 역대 외국인 타자 최고 대우를 받는다. 단, 공식 발표 기준으로 옵션도 충족해야 한다.
두산은 8일 총액 90만달러에 페르난데스와 손을 잡았다. 메이저리그 진출을 추진했던 김재환(32)이 6일 잔류하면서 페르난데스와 재계약 협상 속도가 빨라졌다.
김재환의 메이저리그 진출을 고려해 플랜B도 준비했으나 두산의 1순위는 페르난데스와 재계약이었다. 일찌감치 교감을 나눴던 터라 협상 과정은 순조로웠다.
↑ 호세 미구엘 페르난데스는 역대 두산 베어스 외국인 타자 최고 대우를 받았다. 사진=김영구 기자 |
지난해 KBO리그에 첫선을 보인 페르난데스는 144경기 타율 0.344 197안타 15홈런 88타점 87득점 OPS 0.892를 기록했다.
안타 1위와 타율 2위에 올랐으며 골든글러브 지명타자 부문을 수상했다. 역대 두산 외국인 타자가 황금 장갑을 낀 것은 2000년 타이론 우즈(51) 이후 19년 만이었다. 다만 주로 지명타자를 맡아 수비 기여도가 떨어졌다.
계약 규모는 70만달러에서 90만달러로 20만달러가 인상됐다. 재계약 외국인 선수 중 에릭 요키시(80만달러·키움 히어로즈) 다음으로 저렴한 편이다. 다만 요키시는 30만달러가 올랐다.
특이한 점은 옵션 비율이 50%다. 페르난데스는 연봉 45만달러, 옵션 45만달러에 서명했다. 계약금은 없다. 두산은 동기부여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에도 70만달러 중 35만달러가 옵션이었다(계약금 5만달러 연봉 30만달러).
그렇지만 페르난데스는 두산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했다. 역대 외국인 타자 중 가장 비싼 몸이다. 공식 발표 기준이다.
종전 기록은 2018년 21경기만 뛰고 퇴출 통보를 받은 지미 파레디스(32)다. 그의 몸값은 80만달러였다. 계약금 10만달러 연봉 70만달러로 페르난데스보다 훨씬 좋은 대우였다. 하지만 두산에 잊고 싶은 최악의 계약이었다.
1998년부터 2002년까지 곰 군단에서 활약했던 우즈는 외국인 선수 몸값 상한선으로 계약금과 연봉을 많이 받지 않았다. 우즈의 마지막 해 공식 발표 기준 몸값은 23만1000달러였다. 다만 당시에는 옵션은 포함되지 않았다. 이면
두산은 외국인 타자와 100만달러 계약을 맺은 적이 없다. 하지만 2019년을 제외하고 외국인 타자 몸값 곡선이 우상향을 그리고 있다.
페르난데스가 2020년에도 빼어난 활약을 펼치며 두산의 통합 2연패를 이끈다면, 사상 첫 두산 외국인 타자 100만달러의 주인공이 될지도 모른다. rok1954@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