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수원) 안준철 기자
“정신없이 보냈지만, 재밌었죠.”
2019시즌, 이대은(31·kt위즈)은 바빴다. 하지만 기대에 미치진 못했다.
미국(시카고 컵스)과 일본(지바 롯데 마린스)을 거쳐 한국으로 돌아온 이대은은 지난해 주목받은 선수 중 하나였다. 그는 2019시즌 44경기에서 86이닝을 소화해 4승2패 17세이브 평균자책점 4.08의 성적을 남겼다. 해외물(?)을 먹은 커리어에 비해서는 아쉬운 성적표다. 선발로 시작해서 롱릴리프 등 중간 보직을 거쳐 마무리 보직에 안착했지만, 성에 차지 않았다.
↑ kt위즈 이대은이 16일 수원케이티위즈파크에서 MK스포츠와 인터뷰를 가졌다. 사진(수원)=안준철 기자 |
“재밌었다”라는 낙천적인 대답이었지만, 이대은도 2019시즌이 아쉬울 수 밖에 없다. 그는 “아무래도 부상 때문에 힘들었다. 팔꿈치 부상 때문에 한 달 이상 빠지고, KBO리그 첫 해라 보여주고 싶은 마음도 컸는데, 마음 같지 않게 돼서 힘들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워낙 힘든 경험을 많이 해봐서…”라며 슬쩍 웃었다. 젊은 시절 미국 마이너리그에서 겪은 것이 이대은을 단단하게 만들었다.
지난 시즌 화제가 됐던 장발(長髮)의 머리카락은 비시즌에도 그대로였다. 이대은은 KBO리그 데뷔 이전부터 뛰어난 외모로 화제를 모은 선수 중 하나다. 2019시즌 KBO리그 대표 미남(美男) 선수로 꼽히기도 했다. 이대은이기에 장발이 더 잘 어울린다.
아무래도 헤어스타일에 대한 질문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이대은은 “남자라면 한 번쯤 머리카락을 길러보고 싶은 생각이 들지 않는가”라는 답을 내놨다. 이어 “전에도 (머리카락을) 기르고 싶다고 생각했지만, 실행에 옮기지 못하다가 군대(경찰야구단)에서 계속 짧은 스타일로 있다보니, 기르기로 마음을 먹고 전역 후부터 지금까지 기르고 있다. 자를 생각은 아직까진 없다”며 껄껄 웃었다.
↑ 17일 수원케이티위즈파크에서 개인훈련 중인 이대은. 사진(수원)=안준철 기자 |
최종적으로 마무리 보직에 안착한 이대은이지만 “올 시즌에도 마무리를 한다는 보장은 없다”면서도 “마무리는 색다른 경험이었다. 중간은 일본에서 해봤지만, 마무리는 처음이었다. 힘들기보다는 재밌게 했다. 다만 선발은 1~2점을 줘도 잘 던지는 것인데, 마무리는 1점이라도 주면 안된다. 그런 부담감도 재밌었고, 막았을 때 쾌감이 뭔지도 잘 알게 됐다”고 마무리 보직에 대한 애착을 드러냈다. 2020시즌에 대한 기대는 높았다. 이대은은 “우리팀 분위기가 너무 좋다. 선·후배 관계도 좋다. 지난해도 다들 열심히 했다. 한 명, 한 명 모두 중요하다. 각자가 최선을 다하면 더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올해 이대은은 철저히 팀 위주로 생각하고 있다. 그는 “개인 목표는 없다. 팀이 잘되는 방향으로 내가 도움이 되는 것이 중요하다. 어느 보직이든 팀에 도움이 되는 위치면 만족한다”고 말했다. 다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