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인천공항) 이상철 기자
2020년 KBO리그 우승후보로 꼽히는 키움의 불안요소는 ‘외국인 타자’다.
지난해 KBO리그 타점왕에 오른 제리 샌즈(33)가 한신 타이거즈(일본)로 이적했다. 재계약 제의를 고사했다. 한신은 샌즈가 키움에서 받던 연봉의 두 배 이상을 제시했다.
샌즈는 지난해 키움 막강 타선의 한 축이었다. 서건창(31), 김하성(25), 이정후(22), 박병호(34), 샌즈로 이어지는 타선은 상대에게 공포감을 심어줬다.
↑ 프로야구 키움 히어로즈의 오주원(왼쪽부터), 이지영, 박병호, 박정음이 30일 인천공항에서 스프링캠프 출국 전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키움은 3월 초까지 대만 가오슝에서 스프링캠프를 실시한다. 사진(인천공항)=김재현 기자 |
타율 0.305 160안타 28홈런 113타점 100득점 OPS 0.939를 기록한 타자의 빈자리를 메우는 건 쉽지 않다. 메이저리그(MLB) 통산 143경기를 뛴 테일러 모터(31)의 활약 여부는 미지수다.
스프링캠프를 하러 30일 대만으로 출국하는 박병호는 샌즈의 공백에 대해 “사실 외국인 타자를 교체해 걱정도 되는 건 사실이다”라고 조심스럽게 이야기했다.
이어 그는 “샌즈가 워낙 작년에 좋은 활약을 펼쳤기 때문에 전력 누수가 있을 수밖에 없다. 모터가 빠르게 적응해 최대한 공백을 메워줬으면 한다”라고 덧붙였다.
믿는 구석도 있다. 키움은 선수 1명에 의존하는 팀이 아니다. 선수층도 두껍다. 지난해 가을야구에서 ‘원 팀’으로 놀라운 힘을 발휘했다. 특히 젊은 선수들이 많다. ‘성장하는 팀’인 만큼 ‘강해질 수 있는 팀’이다.
박병호는 “선수들은 외부 평가를 별로 시경 쓰지 않는다. (손혁) 감독님만 신경 쓰시지 않을까”라며 웃더니 “지난해 활약한 선수들이 다 젊었다. 큰 경험을 쌓은 게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우리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는데 좋은 성적을 거두는데 밑거름이 될 것 같다”라고 전했다.
키움은 2014년 한국시리즈 준우승 이듬해인 2015년 4위에 그쳤다. 승리(78)는 같았으나 패배(48→65)는 크게 늘었다. 5년 전과는 다를 것이라고 자신하는 영웅군단의 4번타자다.
박병호는 “(5년 전보다) 이번에 팀이 더 강해진 것 같다. 젊은 선수들이 활약하는 데다 받쳐주는 선수들의 기량도 뛰어난 편이다”라며 “지난해에는 하다 보니까 ‘우승할 수도 있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올해는 ‘이 전력으로 충분히 우승할 수 있다’는 걸 느끼며 스프링캠프를 간다. 더 집중하고 포기하지 않는다면, 더 많은 승수를 쌓을 수 있다”라고 강조했다.
메이저리그에 도전했다가 복귀한 후 맞이하는 세 번째 시즌이다. 첫 번째 시즌에는 주춤했으나 두 번째 시즌에는 다시 날아올랐다. 4년 만에 KBO리그 홈런왕에도 등극했다.
하지만 못내 아쉬움이 컸다는 박병호다. 지난해도 건강 문제로 122경기밖에 뛰지 못했다. 메이저리그로 떠나기 전 박병호는 꾸준하게 경기를 뛰던 ‘건강한 선수’였다.
그는 “(KBO리그 복귀 후) 해마다 많은 경기를 빠져서 많이 속상했다. 올해는 큰 공백 없이 경기를 나가고 싶다. 전 경기 출전은 욕심이다. 몇 경기를 못 뛸 수도 있겠으나 결장을 최소화하겠다”라고 이야기했다.
2020 도쿄 올림픽이 열리는 해다. 그러나 생애 첫 올림픽 참가는 생각하지 않는다. 새 시즌을 어떻게 잘 치를 지만 생각할 따름이다.
박병호는 “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