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인천공항) 이상철 기자
더 큰 꿈을 꾸는 김하성(25·키움)의 해외 진출 도전 ‘조건’은 표면화하기 어렵다. 특정 스탯도 아니다. 스스로 만족할 성적을 거뒀느냐다. 무대도 정한 건 아니다. 좋은 조건을 제시하느냐가 먼저다.
2014년 프로에 입문한 김하성은 일곱 번째 스프링캠프를 치르러 31일 대만 가오슝으로 출국했다. 어쩌면 영웅군단 소속으로 떠나는 마지막 스프링캠프일 수 있다.
그는 2019년 12월 9일 골든글러브 시상식에서 2020년 시즌 종료 후 해외 진출을 공식 선언했다. 문턱은 낮다. 구단의 허락도 일찌감치 받았다.
↑ 프로야구 키움 히어로즈 선수단은 스프링캠프를 하러 31일 대만 가오슝으로 출국했다. 시즌 종료 후 해외 진출을 선언한 김하성은 이날 가장 주목을 받았다. 사진(인천공항)=김재현 기자 |
키움 소속 선수의 포스팅 성공률은 100%다. 김하성에 앞서 강정호(2015년), 박병호(2016년)가 포스팅을 거쳐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바 있다.
그러나 1차 관문이 높다. 김하성을 납득시켜야 한다. 그는 “구단이 큰 결정을 내렸으나 올해 말 무조건 가겠다는 의미는 아니다. 나도 잘하고 팀도 좋은 성적을 거둬야 한다. 그저 그런 성적으로 해외 진출을 추진할 생각은 없다. 올해 확 달라진 모습을 보인다면 도전하겠다”라고 밝혔다.
김하성은 도전의 기준에 대해 말을 아꼈다. 에둘러 ‘업그레이드’를 강조했다. 지난해 타율 0.307 166안타 19홈런 104타점 112득점 OPS 0.880으로 커리어 하이를 기록했다. 이를 넘어서겠다는 각오다.
그는 “현재 난 키움 소속 선수다. 한국시리즈 우승을 견인하는 게 먼저다. 해외 진출은 나중의 일이다”라며 “지난해보다 좋은 성적을 거두는 게 목표다. 전체적으로 타격 지표를 끌어올리겠다”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힘을 기르고 있다. 김하성은 “비시즌에 근육량과 체중을 늘리는데 집중했다. 보통 이 시기에 83~84kg이었는데 현재 86~87kg이다. 강한 힘이 있어야 타구 속도도 더 빨라진다. 스프링캠프에 가서 웨이트트레이닝에 시간을 더 투자할 계획이다”라고 설명했다.
자기만족은 곧 자신감이다. ‘할 수 있다’는 확신이 서야 한다는 뜻이다. 김하성은 “특별히 (도전의 기준으로) 스탯을 정한 건 아니다. 자신감이 있어야 경쟁을 펼쳐도 이길 수 있지 않은가. (해볼 만하다는) 생각이 확고해진
도전할 무대는 메이저리그가 유력하다. 그렇지만 김하성은 콕 집어 메이저리그라고 하지 않았다. ‘해외 진출’이라고 표현했다.
그는 “(미국, 일본 등) 무대를 아직 정한 건 아니다. 더 좋은 조건을 제시한 팀으로 갈 것이다”라고 이야기했다. rok1954@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