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한)현희 형처럼 나도 언젠가 기회가 온다면 선발투수를 다시 한번 하고 싶다. 하지만 지금은 정해진 내 자리에 집중하겠다.”
조상우(26·키움)는 손혁호에서 ‘마무리투수’로 돌아왔다.
지난해 6월 어깨 부상으로 한 달간 이탈했던 조상우는 이후 마지막 투수가 아니었다. 장정석 전 감독은 좋은 분위기를 깨지 않기 위해 임시 마무리투수였던 오주원을 마지막에 뒀다.
↑ 조상우는 2020년 키움 히어로즈의 뒷문을 책임진다. 사진=김재현 기자 |
반년이 지났다. 키움은 감독이 바뀌었고 마무리투수도 바뀌었다. 손혁 신임 감독은 일찌감치 조상우에게 뒷문을 맡겼다. 가장 듬직한 카드다.
조상우는 빨간불이 켜질 때마다 등판해 대단한 퍼포먼스를 펼쳤다. KBO리그 48경기에 나가 2승 4패 20세이브 8홀드 평균자책점 2.66을 기록했다. 부상 복귀 후 평균자책점은 1.61(22⅓이닝 4실점)에 불과했다.
상대 흐름을 끊는 조상우 카드로 키움은 5년 만에 한국시리즈까지 올랐다. 가을야구 평균자책점은 0.00이었다. 9⅓이닝 동안 탈삼진 15개를 잡았다. 우승팀 두산은 키움을 이겼으나 조상우를 이기지 못했다.
최원태는 키움의 강점으로 조상우가 중심인 불펜을 가장 먼저 꼽았다. 조상우는 “그렇게 얘기해주니 고맙다. 선발투수들이 잘 던져주고 버티니까 나가서 이기는 경기를 막을 수 있는 거다”라고 웃으며 말했다.
이어 그는 “감독님께서 관리를 잘 해주실 거다. 보직도 마무리투수로 정해주셨으니까 기대에 부응하도록 잘하겠다”라고 각오를 다졌다.
2020 도쿄 올림픽 본선 진출권을 딴 2019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까지 조상우는 최고의 해를 보냈다. 그의 연봉도 2억원으로 1억4000만원이 올랐다. 팀 내 최고 인상률(233.3%)이었다.
하지만 모든 게 완벽했던 건 아니다. 조상우의 2020년 바람은 ‘건강’이다. 2020 도쿄 올림픽에서 공을 던지고 싶다는 조상우는 “무조건 가고 싶다. 그렇지만 아프지 않고 잘해야 갈 수 있는 거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아프지 않은 게 가장 좋다. 기록도 부상 없이 꾸준히 경기에 나가면 자연스럽게 잘 나온다”라며 “지난해 아팠던 한 달이 가장 아쉬웠다. 그래서 겨우내 안 다치도록 몸을 만드는데 집중했다. 감독님도 천천히 해도 된다고 말씀하셨다. 조급하지 않고 맞춰가며 준비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조상우는 올해 키움 1군 스프링캠프에서 땀을 흘리고 있다. 1년 전까지만 해도 그는 2군 선수들과 시즌을 준비했다. 긍정적인 요소도 있다. 2년 연속 대만을 찾았다. 환경은 익숙하다.
긴 머리카락까지 자른 조상우는 “항상 그렇듯 올해도 중요한 시즌이다”라며 “열심히 몸을 잘 만들었으니 잘 될 것이다. (올 한 해) 뒷문도 잘 지키겠다”라고 말했다.
올해도 조상우를 향한 우려가 있다. 공백이 아닌 부하 때문이다. 1년 내내 많은 공을 던졌다. 후유증에 대한 걱정이 클 수밖에 없다. 정작 조상우
조상우는 “포스트시즌에 국가대표팀까지 뛰면서 다들 걱정하는 것 같다. 하지만 괜찮다. 정규시즌에서 47⅓이닝밖에 던지지 않아 큰 부담이 없다. (프리미어12 이후) 푹 쉬었다. 운동도 잘하고 체력을 만들었다. 감독님도 관리해주실 테니 괜찮다”라고 전했다. rok1954@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