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삼성 이적 후 두 번째 시즌, 올해는 기대해도 될까. 절치부심한 김동엽(30)이 스프링캠프 초반부터 좋은 타격감을 과시하고 있다.
삼성은 지난 12일 일본 오키나와에서 가진 야쿠르트와의 연습경기에서 5-10으로 역전패를 했다. 허삼영 감독 부임 후 치른 첫 실전이었다. 5회초까지 4-0으로 리드했으나 불펜이 무너졌다. 김용하, 이재익, 최지광(이상 2실점), 홍정우(4실점 1자책)가 대량 실점을 했다.
어둡지만은 않은 모의고사였다. 초반 야쿠르트 마운드를 공략한 타선은 좋은 평가를 받았다. 허 감독도 “야수들이 생각대로 잘해줬다”라고 말했다.
↑ 김동엽은 스프링캠프 초반 좋은 타격감을 과시하고 있다. 사진=삼성 라이온즈 제공 |
그중에서 가장 돋보인 선수는 2번 지명타자 김동엽이었다. 4타수 2안타 1타점 1득점을 올렸다.
김동엽은 2-0의 3회초 박해민의 병살타 뒤 좌전안타를 쳐 추가 득점의 물꼬를 텄다. 타일러 살라디노의 타구가 3루수 히로오카 다이시를 맞고 굴절되자, 1루에서 홈까지 쏜살같이 달렸다. 곧이어 김헌곤의 적시타가 터져 4-0으로 달아났다.
5회초에는 하세가와 히로키를 상대로 볼카운트 1B 2S에서 큼지막한 타구를 날렸다. 외야 좌측 폴을 살짝 넘었다. 파울 홈런이었다. 2이닝 4탈삼진 무실점으로 막으며 흐름을 바꿔놓은 하세가와가 가장 식은땀을 흘린 순간이었다.
김동엽의 타격에 정교함이 더해졌다. 7회초 4-4의 균형을 깨는 적시타가 일품이었다. 1사 3루에서 사카모토 고시로와 풀카운트 접전 끝에 아웃코스 공을 공략해 2루타로 연결했다. 김동엽의 타격 기술이 돋보였다.
뒤이어 박찬도의 짧은 안타에 홈까지 쇄도하다가 아웃됐지만, 전반적으로 김동엽의 활약은 인상적이었다.
2018년 시즌 종료 뒤 삼각 트레이드로 삼성 유니폼을 입고 기대와 달리 부진했던 김동엽이다. 지난해 시즌 초반부터 극심한 타격 슬럼프에 빠지더니 타율 0.215 6홈런 25타점에 그쳤다. 겨우내 바뀌기 위해 노력했던 그는 스프링캠프에서 긍정적인 결과물을 만들고 있다.
지난 9일 청백전에서도 백팀의 2번 지명타자로 나가 3타수 1안타 1볼넷 2타점을 기록했다. 6회말 2사 2, 3루에서 2타점
파울 홈런까지 더해 장타력을 뽐내면서도 세밀함도 갖췄다. 타격 자세가 상당히 깔끔해졌다. 이제 시작이고, 갈 길도 멀다. 들떠선 안 된다. 하지만 긍정의 신호가 보인다. rok1954@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