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서울 고척) 이상철 기자
“이택근의 활약이 기대된다.”
대만 스프링캠프를 마친 뒤 손혁(47) 키움 감독의 ‘한마디’였다. 1년간 전력 외로 분류됐던 이택근(40)은 첫 우승에 도전하는 영웅군단에 꼭 필요한 존재라고 강조했다.
이택근은 20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진행한 청백전에서 백팀의 7번 지명타자로 출전해 3타수 1안타를 기록했다. 4회말 임규빈의 폭투에 무리한 베이스러닝으로 아웃됐으나 전체적으로 ‘공격적인’ 베이스러닝이 인상적이었다. 투수와도 대등한 싸움을 벌였다.
↑ 손혁 키움히어로즈 감독은 이택근(사진)에게 거는 기대가 크다. 사진=천정환 기자 |
연봉이 5억원에서 5000만원으로 깎였다. 돈은 프로스포츠선수의 자존심이다. 이택근은 그 자존심을 접었다. 불명예스럽게 은퇴하지 않겠다며 마지막 불꽃을 태운다는 각오다.
대만 스프링캠프에서 2군에서 1군으로 승격하더니 연습경기 타율 0.778(9타수 7안타)로 불방망이를 휘둘렀다. 손 감독이 바라던 그림이다.
풍부한 경험은 이택근의 강점이다. 그리고 마흔 살 선수의 치고 달리는 ‘센스’에 대한 평가도 후한 편이다.
손 감독은 이택근에 대해 “운동 능력이 확실히 뛰어나다. 뛰어난 센스로 타격, 베이스러닝 등 움직임이 좋다. 스스로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 ‘인지 능력’도 좋은 선수다”라고 칭찬했다.
이택근은 두 차례 평가전에서 모두 지명타자로 기용됐다. 대타 혹은 지명타자가 이택근의 우선적인 임무다. 키움은 좌타자 자원이 많다. 상대적으로 우타자의 역할이 중요하다. 손 감독은 “어떤 작전도 수행할 수 있는 이택근을 가장 중요한 순간에 활용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이택근의 공격뿐 아니라 수비 능력도 ‘플러스 요소’다. 손 감독은 “이택근이 지금처럼 잘해준다면, 정규시즌에서 외야수 로테이션으로 체력을 안배할 수 있다”라고 전했다.
다만 보장된 자리는 없다. 키움은 외야수 경쟁이 치열한 팀이다. 이정후와 임병욱이 앞선 가운데 이택근은 박정음, 김규민, 박준태, 박주홍 등과 경쟁을 벌여야 한다. rok1954@mae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