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서울 고척) 안준철 기자
SK와이번스가 충격의 10연패에 빠졌다. 일종의 과정으로 봐 달라는 염경엽 감독의 말이 무색하게도 속절없이 무너진 비룡군단이다.
SK는 19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0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와의 팀 간 첫 맞대결에서 6–11로 패했다. 이날 패배로 SK는 10연패에 빠졌다. 시즌 전적은 1승11패. 12경기에서 승패 마진이 –10이 됐다. 1할에 못미치던 승률은 더 떨어졌다.
뭘 해도 안되는 집의 전형적인 연패였다. 선발로는 SK의 올 시즌 유일한 승리투수인 외국인 리카르도 핀토였다. 내심 SK로서는 연패 탈출을 노려볼 만했다.
↑ 19일 오후 고척스카이돔에서 2020 KBO리그 SK 와이번스와 키움 히어로즈의 경기가 벌어졌다. 5회말 1사 만루에서 SK 두 번째 투수 김주한이 키움 서건창에게 안타를 맞고 2실점을 하자 아쉬워하고 있다. 사진(서울 고척)=김재현 기자 |
핀토는 다음타자 김혜성을 2루 땅볼로 유도했다. 김창평은 공을 잡아 1루로 던졌지만, 김혜성의 발이 빨랐다. 김창평의 느긋한 플레이로 땅볼이 내야안타로 둔갑했다. 이후 핀토가 다시 한번 2루쪽 땅볼을 유도했지만, 이번엔 김창평의 포구 실책이 나왔다. 키움이 6-0으로 점수를 벌렸다. 키움 타순이 한바퀴 돈 뒤, 겨우 이닝을 마치고 더그아웃으로 들어가는 핀토의 표정에는 얼이 빠져있었다. 아쉬움과 원망이 섞인 표정이었다.
그러나 SK는 더 이상 무기력하지 않았다. 곧바로 이어진 2회초 공격에서 4점을 뽑아 키움에 추격을 시작했다. 역시 상대 실책이 섞인 득점이었다. 3회초에도 1점을 더 추가해 1점 차까지 쫓아갔다. 흐름은 다시 SK가 가져오는 듯했다. 키움은 4회말 1사 만루 찬스를 잡았지만, SK 3루수 최정의 호수비로 병살로 위기를 넘겼다. 핀토를 춤추게 하는 나이스 플레이였다.
하지만 5회초 공격에서 찬물이 끼얹어졌다. 1사 후 사구를 얻어 출루한 최정이 포수의 견제구에 아웃이 됐다. SK 벤치는 다시 비디오 판독을 신청했지만, 판정은 그대로였다.
결국 흐름은 키움으로 넘어갔다. 곧바로 이어진 5회말 공격에서 키움은 3점을 추가했다. 핀토가 1사 1, 3루 상황에서 강판됐고, 이날 1군에 올라온 김주한이 마운드를 지켰지만, 김주한의 공은 스트라이크존을 통과하지 못했다. 김주한의 볼질에 SK가 지핀 추격의 불씨는 꺼져버렸다.
↑ 19일 오후 고척스카이돔에서 2020 KBO리그 SK 와이번스와 키움 히어로즈의 경기가 벌어졌다. 4회말 1사 1루에서 SK 우익수 한동민이 키움 이정후의 펜스를 강타하는 타구를 잡지 못하고 넘어지고 있다. 사진(서울 고척)=김재현 기자 |
경기 전 염경엽 SK 감독은 “경기력으로 욕을 먹어도 당연하다”면서 “시즌을 준비하면서 한 많은 고민을 했고, 지금은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좀 더 지켜봐 주셨으면 한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과정이라고 하기에 10연패라는 결과물은 너무 참담하다. SK는 2년 전인 2018년 한국시리즈 챔피언이다. 지난 시즌에도 막판 대추락을 겪긴 했지만,
이날 패배로 SK는 구단 최다 연패에 한 걸음 다가가게 됐다. 구단 최다연패는 SK 창단 첫해인 2000년 6월 22일 인천 롯데전부터 7월 5일 사직 롯데전까지 당한 11연패다. jcan1231@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