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서울 잠실) 안준철 기자
“내가 했던 말도 있고, 바꿀 때 고민 많이 했다.”
류중일 LG트윈스 감독이 신인 투수 김윤식(20)의 강판에 씁쓸함을 숨기지 못했다.
2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리는 2020 KBO리그 한화 이글스전을 앞두고 류중일 감독은 전날(1일) 한화전 선발 김윤식 교체 상황을 설명했다.
↑ 1일 오후 잠실야구장에서 2020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와 LG 트윈스의 경기가 벌어졌다. 5회초 1사 만루에서 LG 김윤식이 한화 김태균에게 적시타를 허용한 후 강판되고 있다. 사진(서울 잠실)=김재현 기자 |
프로 데뷔 첫 승을 눈앞에 뒀던 김윤식이다. LG 타선이 1회부터 6점을 뽑으면서 김윤식의 어깨를 가볍게 했다. 4회 홍창기의 2루타와 채은성의 안타로 1점을 보태며 7-0으로 달아났다. 김윤식은 4회까지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5회만 잘 던지면 데뷔승이었다.
하지만 김윤식은 5회 흔들렸다. 노시환에게 스리런 홈런을 맞으면서 흔들렸다. 이용규의 안타 뒤 정은원 반즈를 연속 볼넷으로 내보냈다. LG는 1사 만루에서 김윤식 카드를 고집했으나 스무 살 투수는 압박감을 이기지 못했다. 김태균의 적시타가 터졌다.
투수 교체를 더 늦출 수 없었다. 웬만해선 앞선 상황에서 5회까지 선발투수를 바꾸지 않던 류중일 감독은 오랫동안 지켰던 신념을 굽혀야 했다.
류중일 감독은 “(김)윤식이가 날 시험에 들게 하더라. 감독으로서 가장 힘든 게 큰 점수 차로 이기고 있다가 역전패 당한는 것이다. 그냥 지는 경기는 지면 되는데, 확 이기고 있다가 지면 가장 힘들어다. 어제 경우는 윤식이가 날 시험한 거 같더라”라고 설명했다.
올 시즌 LG는 5~7점 차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충격의 역전패를 세 차례나 경험했다. 6월 25일 키움과 잠실 더블헤더 2차전(5-8 패), 7월 16일 사직 롯데전(10-15 패), 7월 21일 수원 kt전(9-10 패)은 류 감독이 올해 가장 아쉬워한 3경기였다.
결국 김윤식을 내리고 대졸 2년차 이정용을 올려 LG는 9-6으로 승리를 거둘 수 있었다. 한화 쪽으로 넘어가는 분위기를 차단한 게 좋았다.
류중일 감독은 “사실 바꾸려면 (김)태균이 타석 때 바꿔줬어야 했다. 하지만 더 지켜보기로 했다. 태균이를 막으면 최진행까지 막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며 “사실 윤식이가 초반에는 몸이 덜 풀린듯했다. 3~4회때는
계속 선발로 기회를 줄 생각이 있는 류중일 감독이다. 류 감독은 “계속 (차)우찬이 자리에 선발로 나갈 것이다. 어제는 5회 흔들렸지만, 다음 등판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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