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서울 잠실) 안준철 기자
“빨리 아웃카운트 2개를 잡고 싶었다.”
LG트윈스 외국인 투수 케이시 켈리(31)는 솔직했다. 변덕스런 날씨에도 승리를 거둔 켈리는 웃을 수 있었다.
켈리는 30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0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의 경기에 선발투수로 등판해 6이닝 동안 87개의 공을 던져 4피안타 무사사구 2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 LG트윈스 케이시 켈리가 30일 잠실 두산전 승리투수가 된 뒤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서울 잠실)=안준철 기자 |
하지만 가장 큰 위기는 5회초(?)였다. 하마터면 승리를 챙기지 못하는 이도 저도 아닌 상황이 될 뻔했기 때문이다. LG가 2-0으로 리드하던 5회초부터 잠실에는 폭우가 쏟아졌다. 폭우 속에서도 선두타자 허경민을 중견수 뜬공을 잡은 켈리는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다음 타자 국해성에게 초구 스트라이크를 던진 뒤 폭우로 인해 경기가 중단되면서 마운드에서 내려와야 했다.
계속 많은 비가 내리면 우천 노게임이 선언되고, 켈리와 LG의 승리가 모두 날아가게 되는 상황이다. 아웃카운트 2개만을 남긴 시점에서다. 5회초까지 마치면 강우 콜드게임이 선언될 수 있다.
결국 경기는 65분이 지나 재개됐고 켈리는 다시 마운드에 올라 6회까지 무실점 호투를 이어가면서 승리를 챙겼다.
경기 후 켈리는 “경기를 다시 할 수 있어 다행이었다”며 웃었다. 켈리는 마운드에서 서지 못한 어깨가 식지 않기 위해 계속 몸을 풀었다. 그는 “15분 휴식, 5분 캐치볼, 그리고 15분 휴식, 5분 캐치볼을 반복했다. 팔을 따뜻하게 유지하게 위해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승리를 지켜준 불펜 투수들에게 감사의 메시지를 전했다. 켈리는 “경기 중단으로 선수들이 스트레칭 등 준비하는데 애를 먹었을 것 같다. 불펜 투수들에게도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많은 비가 내릴 때 그는 무슨 생각을 했을까. 켈리는 “(승리투수 요건에) 아웃카운트가 2개가 남아 빨리 잡고 끝내고 싶은 생각이었다”고 솔직하게 말했다.
켈리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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