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부산) 이상철 기자
경남고를 졸업하고 2008년 신인 1차 지명으로 롯데에 입단한 장성우(30·kt)가 부산 사직구장에서 첫 경기를 치른 건 2009년 7월 3일 SK전이었다.
그로부터 4102일 뒤, 이젠 kt 유니폼을 입고 있는 그는 데뷔 첫 만루 홈런을 터뜨렸다. 개인 통산 822번째 경기 만에 기록한 그랜드슬램이었다.
kt는 23일 장성우의 한 방에 힘입어 롯데를 10-5로 제압했다. 부산 원정 4연패 뒤 거둔 시즌 첫 승리였다.
↑ kt 장성우가 23일 KBO리그 사직 롯데전에서 10-5 승리를 이끈 뒤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부산)=이상철 기자 |
고향에서 기록한 1호 만루 홈런, 게다가 팀을 승리로 이끈 한 방이었기에 장성우는 감격스러워했다.
그는 경기 후 가진 인터뷰에서 “사실 잘 맞혔다고 느꼈으나 홈런이 될 줄 몰랐다. 올해 롯데와 원정경기에서 한 번도 이기지 못했다. 어제도 져서 더욱 의식했다. 한 번은 이기고 (수원으로) 돌아가고 싶었다”며 “고향에서 잘한 데다 팀까지 이겨서 기분이 남다르다”라고 웃었다.
시즌 64승째(1무 48패)를 거둔 kt는 공동 3위 자리를 유지했다. 5위 두산과 4경기 차, 6위 KIA와 4.5경기 차를 기록하면서 KBO리그 여섯 번째 시즌 만에 첫 가을야구에 가까워졌다.
가파른 상승세를 타고 있다. 9월 승률이 0.750(15승 5패)으로 10개 구단 중 압도적인 1등이다.
장성우는 “특정 순위를 목표로 달려온 건 아니다. 하다 보니까 어느덧 3위에 있더라. (이강철) 감독님 말씀처럼 2연전을 1승 1패만 하려고 했다. 다른 팀을 신경 쓰지 않고 우리 경기만 집중했을 따름이다”라고 말했다.
이강철 감독은 kt 상승세의 원동력으로 ‘8번 포수’ 장성우를 꼽았다. 공격과 수비 능력이 한 단계 성장했다는 것.
↑ 장성우는 개인 통산 822번째 경기 만에 데뷔 첫 만루 홈런을 기록했다. 사진=MK스포츠 DB |
장성우는 이에 대해 “선수는 마음이 편해야 실력을 발휘할 수 있다. 감독님께서 나를 믿고 맡겨주신다. 항상 응원해주시는 만큼 보답하고자
이어 그는 “난 예전부터 상당히 공격적으로 투수를 리드한다. 감독님께선 공격적인 볼 배합도 좋지만 때론 유인구로 흐름을 바꾸는 것도 좋다고 조언해주셨다. 그래서 데스파이네, 쿠에바스에게 변화구 주문을 늘렸다”라고 이야기했다. rok1954@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