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멘트 】
외국인 선수를 한 때는 '용병'이라고 불렀죠.
돈을 받고 전투에 임하는 병사를 뜻하는 다소 부정적인 표현이었는데, 요즘은 싹 사라졌습니다.
돈 벌러 온 이방인이 아니라 진짜 동료이자 가족이기 때문이죠.
김동환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KIA 선수들은 모두 모자에 36번을 썼습니다.
이틀 전 가족이 교통사고를 당했다는 비보를 듣고 급히 미국으로 간 브룩스의 등번호입니다.
크게 다친 큰아들 웨스틴 등 세 가족의 쾌유를 기원하며 한마음이 됐습니다.
소속팀 KIA뿐 아니라 kt 선수들도 모자에 브룩스의 이름을 쓰고 나왔고, KIA와 경기한 상대 선수도 브룩스를 먼저 걱정했습니다.
▶ 인터뷰 : 한현희 / 키움 투수
- "브룩스가 안 좋은 일을 당했는데 가족이 괜찮기를 기도하겠습니다."
KIA 주장 양현종은 SNS를 통해 브룩스 가족의 이름 머리글자를 딴 해시태그 캠페인을 전개했고, 팀을 뛰어넘은 위로 물결에 감동한 브룩스의 아내가 감사의 메시지를 전하기도 했습니다.
롯데 투수 스트레일리는 최근 자비로 징을 사 더그아웃에 놨습니다.
타자들이 홈런을 치고 들어올 때마다 징을 치게 해 팀 분위기를 띄운 겁니다.
스트레일리는 후보 선수던 김준태의 사진으로 티셔츠를 제작해 전국구 스타로 만들기도 했습니다.
▶ 인터뷰 : 스트레일리 / 롯데 투수
- "코로나로 관중이 없어 썰렁한데 팀의 사기를 살릴 수 있다면 얼마든 쓸 수 있고 뭐라도 할 수 있습니다."
응원단장은 기본, 군기반장도 자처하는 외국선수들.
용병이 아닌 진짜 동료가 됐습니다.
MBN뉴스 김동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