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발등에 불이 떨어진 두산도 다급했다. 프리에이전트(FA) 2명과 계약에 무려 141억 원을 투자했다.
예상가를 웃도는 파격 대우였다. 총액만큼이나 ‘계약 기간’이 화제였다. 허경민(30)은 4+3년(85억 원), 정수빈(30)은 6년(56억 원) 계약을 맺었다. 허경민의 3년 계약은 선수 옵션 조항인 만큼 사실상 7년 계약이다.
학습 효과다. 집토끼를 최대한 잡겠다던 두산은 최주환(32·SK) 오재일(34·삼성)을 연이어 놓쳤다. SK와 삼성은 적극적인 구애와 매력적인 카드로 ‘원하던’ 외부 FA 영입에 성공했다.
↑ 허경민(왼쪽)과 정수빈(오른쪽)은 각각 7년 85억 원, 6년 56억 원에 두산 베어스 잔류를 택했다. 사진=MK스포츠 DB |
정수빈도 한화행에 무게가 실렸다. 한화는 옵션을 제외한 보장금액 40억 원을 제안했다. 계약 기간은 4년이었다.
그렇지만 반전이 펼쳐졌다. 15일 정수빈과 세 번째 만남을 가진 두산은 6년 계약을 제시했다. 계약 기간이 늘어나면 계약 규모는 자연스럽게 커진다. 정수빈은 그대로 계약서에 서명했다.
경쟁에 불이 붙으면서 시장가가 높아졌다. 두산 FA를 잡으려던 팀은 8위 삼성, 9위 SK, 10위 한화 등 하위권 팀이었다. 두산도 이에 대응하기 위해 ‘더 많은’ 카드를 꺼내야 했다. 최주환 오재일을 놓치면서 상대적으로 자금의 유동성이 커진 부분도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위축될 것 같던 FA 시장은 정반대의 흐름이다. 큰 손이 되기를 꺼리던 구단은 더욱 적극적으로 움직였다. 과감하게 ‘오버페이’를 했다. 불과 얼마 전까지 효율적이고 합리적인 투자를 외치던 것과 다른
두산은 장기 계약으로 ‘원 클럽 맨’의 길을 열어줬다. 대우도 좋다. 인센티브 비율이 낮다. 허경민은 기본 4년 계약에 인센티브가 없다. 정수빈도 56억 원 중 인센티브는 4억 원뿐이다. 계약금도 25억 원(허경민)과 16억 원(정수빈)으로 꽤 많다. rok1954@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