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K스포츠 정철우 전문기자
겉으로 드러난 시장 분위기는 비슷하다. 냉랭하다. 하지만 물 밑에선 다른 움직임도 포착되고 있다. 메이저리그 진출을 노리고 있는 나성범과 양현종 이야기다.
나성범과 양현종에 대한 현지 반응은 썩 좋지 못하다. 언론에서도 이렇다 할 언급이 없다. 연일 굵직한 기사가 나왔던 김하성(샌디에이고)과는 차이가 크다.
물론 협상이 늘 공개적으로 이뤄지는 것은 아니다. 물 밑에서의 움직임도 중요하다. 조용히 비밀리에 협상이 이뤄지다 마지막 순간에만 알려질 가능성도 있다.
↑ 메이저리그 진출을 추진 중인 양현종은 마이너리그 거부권을 원하고 있다. 사진=김영구 기자 |
그런데 기류를 보면 묘한 차이가 느껴진다. 나성범과 양현종의 상황이 조금은 다르게 다가오고 있다.
나성범은 고요 그 자체다. 그 어떤 움직임도 포착되지 않고 있다.
한 메이저리그 아시아 담당 스카우트는 “나성범에 대한 어떤 루머도 듣지 못했다. 관심이 있는 구단이 있다면 업계에서 소문이 먼저 난다. 아무리 비밀리에 움직인다해도 어느 정도는 감이 잡히기 마련이다. 하지만 나성범과 관련되서는 그 어떤 이야기도 나오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정중동이 아나리 그냥 고요히 머물러 있다는 뜻이다.
양현종은 좀 다르다. 겉으로 드러난 이야기는 없지만 물 밑에선 꾸준히 협상이 이뤄지고 있다.
메이저리그 사정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양현종의 에이전트사를 통해 관심을 보이고 있는 구단들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5선발이나 불펜으로 활용할 계획을 갖고 있는 팀들이 있다고 들었다. 다만 조건이 문제가 되고 있기 때문에 제대로 된 협상까지는 아직 이어지지 않고 있다고 한다. 마이너리그 거부권이 가장 큰 걸림돌이다. 양현종에게 그런 베팅을 할 만한 구단은 아직 나타나지 않고 있다. 양현종측이 메이저리그 거부권을 우선 원칙으로 삼고 있어 그 다음 단계로 남어가는 것이 쉽지 않다고 들었다”고 밝혔다.
물론 마지막 결론이 어떻게 나올지는 아무도 알 수 없다. 나성범의 에이전트는 슈퍼 에이전트로 불리는 스캇 보라스다. 보라스가 마법사는 아니지만 능력 있는 에이전트를 두고 있는 만큼 반전을 만들 수도 있다.
다만 분명한 건 아직까지 이렇다 할 구단들의 움직임이 없다는 사실이다.
↑ 나성범의 포스팅 마감 시한이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다. 사진=천정환 기자 |
지금까지 두 선수에 대한 이렇다 할 소식이 없는 이유에는 메이저리그 FA 시장이 그 어느 해 보다 느리게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특급 선수들의 거취가 결정돼야 다음 진도가 나갈 수 있다. 냉정하게 나성범과 양현종이 메이저리그서 특급이라고 하긴 어렵다. 때문에 시간이 걸릴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그런 관점에서도 양현종이 좀 더 유리하다. 포스팅 시스템으로 진출하는 나성범은 10일 오전 7시(한국시간)이라는 제한이 걸려 있다.
반면 양현종은 시간에 있어서는 좀 더 여유가 있다. 일단 20일을 마지노선으로 삼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협상할 수 있는 기회가 좀 더 넓게 열려있다고 봐야 한다.
동부지구 메이저리그 구단 아시아 담당 스카우트는 “나성범과 양현종 모두 메이저리그에서 통할 수 있는 기량을 갖고 있다고 생각한다. 문제는 시장 상황이다. 아직 두 선수에게 관심을 둘 만한 시기가 아니라고 본다. 나성범과
과연 지금의 침묵이 의마하는 것은 무엇일까. 그 결론을 알게 되려면 조금 더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mksports@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