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2021년은 소의 해다. 그리고 1997년생 강재민(24·한화)의 해가 될지 모른다.
소의 해는 강재민에게 의미가 크다. 정식 야구선수가 된 것도 소의 해였다. 2009년 초등학생 6학년이던 강재민은 야구공과 글러브를 잡았다.
그해 작은 대회에 나가 메달을 목에 걸기도 했다. 그렇게 키웠던 프로야구선수의 꿈을 2020년에 이뤘다. 데뷔 첫해부터 강렬한 인상을 남기면서 한화 마운드의 미래로 주가를 높였다.
↑ 강재민은 2020년 최하위로 추락한 한화의 최대 수확이었다. 사진=MK스포츠 DB |
올해 싹 바뀌는 독수리 군단이다. 창단 후 처음으로 외국인 감독이 지휘봉을 잡았으며 대대적인 선수단 정리 속에 리빌딩을 진행한다. 젊은 선수의 성장이 키포인트다. ‘포스트 정우람’ 강재민이 그 중심에 있다.
2020년 신인 2차 4라운드 38순위로 한화 유니폼을 입은 강재민은 계약금 8000만 원, 연봉 2700만 원에 서명했다. 2020년 KBO리그 등록 선수를 대상으로 가성비를 따지면, 그는 다섯 손가락 안에 든다.
한용덕 감독의 사퇴로 최원호 감독대행 체제가 되면서 강재민에게도 기회가 주어졌다. 50경기에 등판해 1승 2패 1세이브 14홀드 평균자책점 2.57을 기록했다. 홀드 부문 공동 1위. 뒤늦게 빛을 본 윤대경과 더불어 ‘올해의 발견’으로 꼽힐 정도로 눈도장을 찍었다.
‘1군 데뷔.’ 처음엔 꿈도 소박했다. KBO리그 데뷔전(2020년 6월 10일 사직 롯데전)부터 1⅔이닝 1볼넷 2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를 펼치더니 한화 불펜의 주축 선수로 자리매김했다.
강재민은 “첫 경기부터 잘 던지면서 술술 풀렸던 것 같다. 자신감을 얻었다. (데뷔 후) 보름간 2군에 갔으나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면서 의미 있는 시간을 보냈다. 솔직히 전혀 예상하지 못한 성적이다. 많은 경기를 나가고 좋은 기록을 올려 만족스럽다. 신기하고 행복하다”라고 밝혔다.
마운드에 오를 때마다 자신을 믿고 기회를 준 코칭스태프의 기대에 부응해야 한다는 마음이었다.
강재민은 “홀드를 한 개씩 기록할 때마다 최원호 (퓨처스팀) 감독님을 비롯해 코칭스태프에 감사한 마음이 컸다. 꼭 보답해야 한다는 ‘악착같은’ 마음에 14홀드까지 올릴 수 있었다. 어떤 상황이든 최선을 다하고자 했다”며 뿌듯해했다.
이는 득점권 피안타율 기록에서 잘 드러난다. 득점권 상황에서 58명의 타자를 상대해 안타를 8개만 허용했다. 삼진 아웃은 14개. 득점권 피안타율이 0.167에 불과하다. 주자가 없을 때(0.200)보다 낮다.
강재민은 “가장 놀랐던 게 내가 머릿속으로 상상한 대로 정확히 맞아떨어지는 경우가 많았다. 그렇게 운이 좋았기 때문에 실점이 적었다. 득점권 상황에서 점수를 주기 싫었다. 또한, 주자보다 타자와 대결에 집중했던 게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라고 설명했다.
↑ 강재민은 두 번째 시즌에 대해 부담보다 기대가 더 크다고 했다. 사진=MK스포츠 DB |
못내 아쉬움도 있을 텐데 강재민은 크게 웃었다. 그는 “그만큼 (능력 있는) 젊은 선수들이 많다는 것 아닌가. 멀리 내다보면 한국 야구가 발전할 가능성이 있다는 거니까 긍정적으로 생각한다. 그리고 (나에 대한 좋은 평가에) 늘 감사한 마음뿐이다”라고 담담하게 이야기했다.
개인 성적만큼 두드러지지 않은 팀 성적이다. 한화는 승류 0.326(46승 3무 95패)에 그치며 최하위로 추락했다. 싹 뜯어고친다. 새롭게 판을 짜는 만큼 기대감이 크다.
강재민은 수베로 감독과 만남이 흥분된다. 그는 “야구 경력이 짧지만 아마추어 시절부터 ‘한국식 야구’만 접했다. 올해부터는 메이저리그와 마이너리그에서 지도자 경험이 풍부한 감독님이 오신다. 새로운 야구를 배울 수 있어 기대가 된다. 나도 빠르게 잘 적응해야 할 것 같다”라고 전했다.
잘한 만큼 더 잘해야 한다. 부담이 따를 수 있으나 스물네 살 청년은 이겨내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강재민은 “부담이 안 되는 건 아니다. 그래도 떨쳐내야 한다. 한 시즌을 치르면서 KBO리그 타자의 성향을 조금씩 파악했다. 그렇게 알아가고 배우는 중이다. 자신감이 가득하니까 더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다는 기대감이 든다”라고 했다.
공격적인 투구는 강재민의 강점이다. 그는 “마운드 위에서 공격적인 투구를 하며 듬직한 이미지를 심어주는 게 목표다. 지금까지는 그렇게 잘하고 있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다만 과제이기도 하다. 한 계단 도약하려면, 좀 더 ‘영리한’ 투구가 필요하다. 강재민은 “(상황을 생각하지 않고) 너무 자신감만 가지고 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