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K스포츠 정철우 전문기자
삼성이 FA 오재일(35)을 영입한 것은 팀 내 부족한 장타력을 채우기 위함이었다.
가장 규모가 큰 잠실 구장을 홈 구장으로 쓴 선수인 만큼 규모가 작은 대구 삼성 라이온즈파크(라팍)에선 보다 많은 홈런을 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렇다면 오재일은 라팍에서 얼마나 홈런을 칠 수 있을까.
↑ 오재일은 삼성과 4년 계약을 했다. 사진=삼성 라이온즈 |
일단 라팍에서의 성적을 살펴보자. 오재일은 라팍에서 0.389의 고타율을 기록했다. 홈런도 4방을 쳤다.
그런에 이 성적은 삼성 투수들을 상대로 한 기록이다. 앞으로는 삼성 이외의 팀들을 상대해야 한다.
잠실 구장에서 오재일이 얼마나 홈런에 손해를 봤는지를 알아보는 것도 중요한 포인트다. 잠실이 아니었다면 넘길 수 있는 타구들은 몇 개나 됐을까.
↑ 자료=SDE 스포츠 데이터 에볼루션 |
생각보다는 그리 많지 않았다. SDE 스포츠 데이터 에볼루션에 의뢰해 지난 2년간 오재일의 잠실 구장 외야 타구를 분석해 봤다.
그 결과 2019시즌에는 3개, 2020시즌에는 4개 정도가 잠실 구장 펜스 앞에서 플라이 타구가 잡혔다. 다른 구장이었으면 홈런이 됐을 타구들이었다고 할 수 있다.
이 가정에 실제 홈런을 더하면 각각 24호와 20홈런을 칠 수 있다는 가정이 나온다. 산술적으로는 그렇다는 뜻이다.
삼성이 오재일에게 기대하는 것은 이 보다는 조금 더 많은 홈런일 것이다. 하지만 일단 잠실에서 날린 타구만 계산했을 땐 홈런이 될 것이 안 넘어간 경우가 생각처럼 많지는 않았다.
하지만 오재일이 라팍 효과를 충분히 볼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자신감을 갖게 되는 계기가 마련될 수 있기 때문이다.
A구단 전력분석원은 "오재일이 라팍을 홈구장으로 쓰면 홈런 숫자가 많이 늘어날 수 있다고 본다. 잠실 구장에선 잘 맞았다고 생각한 것이 펜스 앞에서 잡히는 경우가 종종 나오기 때문에 슬럼프에 빠지기 쉽다. 힘이 모자란 것 같아 스윙에 힘이 들어가기 때문이다. 라팍은 반대다. 빗 맞았다고 생각하는 것이 홈런이 되는 경우가 나올 것이다. 타자는 그런 경우를 겪게 되면 자신감이 업그레이드 되며 좋은 페이스를 유지할 수 있게 된다. 슬럼프를 짧게 가져갈 수 있는 기회가 되기도 한다. 분명 적지 않은 숫자의 홈
데이터상으로는 30홈런이 다소 어려워 보인다. 하지만 보이지 않는 힘이 작용을 한다면 삼성이 기대하는 모습이 나올 가능성이 높다고 봐야 한다.
과연 오재일은 삼성이 원하는 홈런포를 쏘아올릴 수 있을까. 가능성은 적지 않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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