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K스포츠 정철우 전문기자
"내가 야구를 해봤기 때문에 이해가 됐다."
조계현 KIA 단장이 약속을 어긴 FA 양현종(33)에 대해 한 말이다. KIA와 양현종측은 20일을 메이저리그 도전 데드 라인으로 삼았다.
KIA는 에이스 예우를 위해 그 전부터 움직였다. 19일 첫 협상에선 최선의 조건을 제시하기도 했다.
↑ 조계현 KIA 단장이 통 큰 양보로 양현종의 메이저리그 도전 시간을 벌어줬다. 사진=MK스포츠 DB |
하지만 돌아온 대답은 "열흘 더 기다려달라"는 것이었다. 구단 입장에선 허탈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그러나 조계현 단장은 애써 담담해 했다. 오히려 "양현종을 이해한다"고도 했다.
조 단장은 "메이저리그는 야구를 한 모든 사람들의 꿈의 무대다. 양현종의 마음을 그래서 이해할 수 있었다. 얼마나 가고 싶어 하는지가 느껴졌기 때문에 협상 연장 요청을 받아들인 것"이라고 말했다.
통 큰 양보다. 정해진 기한을 상대가 어겼지만 어깃장을 놓지 않고 시간을 더 내줬다.
야구인 단장이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는지도 모른다. 메이저리그에 대한 야구인들의 동경을 이해하고 있기에 또 한 번 양보도 가능했다고 볼 수 있다.
조 단장은 "양현종이 꾸준하게 개인 훈련을 잘 하고 있다고 들었다. 스프링캠프 직전에야 계약을 할 수 있게 됐지만 계약 이후에도 좋은 몸 상태로 팀 훈련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믿음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30일을 채우면 오래 걸리지 않고 협상을 마무리할 수 있을 것이라는 자신감도 밝혔다. 이미 충분한 조율을 마쳤기 때문이다.
조 단장은 "어제(19일) 6시간 30분이나 협상을 했다.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의 제안을 했다. 더 이상 살을 붙이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어제 협상에서 최선을 다했기 때문에 30일이 되면 어렵지 않게 계약에 이를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KIA는 양현종에 대한 예우를 다했다. 에이스가 상처 받고 돌아오는 모양새가 되지 않도록 미리 움직여 조건을 제시하고 협상 테이블도 차렸다. 일정 부분 뜻을 이루는 듯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양현종은 또 한 차례 시기 연장을 요청했다. 구단은 이마저도 받아들였다. 이미 명분은 충분히 쌓여 있다고 할 수 있다. 양현종의 메이저리그
이제 공은 다시 양현종에게 넘어갔다. 아직 그에 대한 메이저리그 구단의 구체적인 움직임은 감지되지 않고 있는 상황. 열흘 뒤 어떤 결말을 맺게 될 것인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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