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K스포츠 김대호 기자
최태원 SK 회장은 ‘도대체 왜’ ‘무엇 때문에’ 프로야구 SK 와이번스를 버리는 것일까?
아무리 생각해도 답이 나오지 않는다. SK 그룹이 재정 압박을 받아 급전이 필요한 것도 아니고, SK 와이번스가 만년 하위팀이라 그룹 이미지에 먹칠한 것도 아니다.
지금까지의 정황을 보면 최태원 회장의 결심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SK는 통신 반도체가 주력인 기업이고, 야구단 인수에 나선 신세계는 유통기업이다. 두 기업 사이에 딜이 오갈 가능성도 작다. 최태원 회장과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의 톱다운 방식에 의해 매각 인수가 이뤄진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 최태원 SK 회장의 독단적 결정으로 SK 와이번스가 역사속으로 사라지게 됐다. 사진=MK스포츠 DB |
그러나 이번 최태원 회장의 행태를 보면서 적어도 그룹총수는 전혀 다른 생각을 하고 있었음이 드러났다. 한국시리즈 때 본부석이 아닌 인천팬들 사이에 섞여 앉아 응원하던 최태원 회장의 모습을 보면서 “참 멋있다”고 느꼈던 기자의 생각이 어리석었다.
최태원 회장은 프로야구단 쯤 별 거 아니라고 여겼던 것 같다. 엄청난 수익을 가져다주는 기업도 아니고, 예전처럼 홍보효과가 크지도 않다. 오히려 다른 프로스포츠 종목에 비해 비용은 배 이상 들어가고, 그만큼 적자 폭이 크니 애물단지였을 수도 있다. SK 와이번스의 모기업인 SK텔레콤은 야구단이 없어도 국내시장을 점유하는데 아무 지장이 없다. 이 정도 처분해도 사세나 이미지에 아무 문제 없다고 여겼을 것이다.
사실 따지고 보면 SK는 2000년에도 등 떠밀려 야구단을 창단했다. IMF 직후 쌍방울 레이더스를 인수할 기업이 나서지 않자 당시 여권 실세 정치권 인사가 나서 SK의 창단을 적극 주문해 이뤄졌다. SK는 창단 후 5년 정도까지는 야구단에 별 관심을 보이지 않았고, 투자에도 인색했다.
지난해 키움 히어로즈 허민 이사회 의장은 야구단을 자신의 놀이터로 이용해 많은 질타를 받았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2016년 이후 그룹 차원의 프로스포츠 지원을 중단했다. 그 시기 이재용 부회장은 자신의 경영권 승계를 위해 박근혜 전 대통령과 최서원(개명 전 최순실)에게 수백억 원의 돈을 건넸다.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은 회사는 반토막 나고 직원들은 쫓겨나는데도 야구단은 붙들고 있다. 그리고 이번 최태원 SK
다시 한 번 질문을 던진다. 최태원 SK 회장은 왜 SK 와이번스를 버렸을까? 나름대로 답을 얻었다. “그거? 재미없어.” MK스포츠 편집국장 daeho9022@naver.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