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K스포츠 정철우 전문기자
오른쪽 팔꿈치 파열로 재활중인 '손수건 왕자' 사이토 유키(32.닛폰햄)이 불펜에서 무려 200구를 던졌다. 아직 100%의 힘으로 던진 것은 아니지만 재활이 순조롭게 이뤄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수치였다.
사이토는 현재 닛폰햄의 오키나와 2군 캠프서 재활을 하고 있다.
오른 팔굼치 파열 진단을 받았지만 수술 없이 보존 치료로 재활을 하며 회복을 준비중이다.
↑ 팔꿈치 부상으로 재활중인 사이토가 불펜 투구 200개를 기록하며 순조로운 회복을 알렸다. 사진=MK스포츠 DB |
지금 페이스라면 희망을 가져봐도 좋을 것으로 보인다. 한 단계 한 단계씩 차분히 스탭을 밟아 나가고 있다.
사이토는 19일 2군 본진이 요코하마와 연습 경기 탓에 자리를 비워 1군 캠프에서 불펜 투구를 했다.
전력 피칭은 아니었다. 패스트볼 구속은 약 120km 정도에 그쳤다.
그러나 투구수가 많았다. 무려 200구를 던졌다. 70구째 까지는 포수를 세워 놓고 던졌고 이후 포수를 앉혀놓고 공을 던졌다. 포수를 앉힌 뒤 투구한 것은 이날이 처음이었다.
불펜 투구 후반부엔 불펜 포수의 '나이스 볼'이라는 함성이 수차례 터져 나왔다. 스스로도 투구에 기운을 불어 넣으며 진심을 다했다.
아직 갈 길은 멀지만 시즌 내 복귀라는 목표에는 한 걸음 더 다가선 투구였다고 할 수 있다.
재활에 열중하고 있는 사이토는 “지금까지 팬분들께 받은 은혜를 갚기 위해 어떻게든 복귀하고 싶다”는 심경을 밝혔다.
올 시즌이 10년차 시즌이었다. 더 이상 물러설 곳 없는 사이토에게 대단히 의미 있는 시즌이었다.
하지만 이번 시즌은 프로 입단 후에 처음으로 1군 등판이 없었다. 스프링캠프부터 오른쪽 팔꿈치에 이상증상을 느끼고 있었지만, 뭔가 어필하지 않으면 안 되는 입장인 탓에 필사적으로 훈련에 매달렸다.
훈련 강도를 낮추지 않고 조정을 했지만 10월 16일의 이스턴리그 요미우리전의 등판 중 오른쪽 팔꿈치 통증으로 비명을 지르며 “전혀 오른쪽 팔꿈치가 움직이지 않게 됐다”라고 했다.
이틀 뒤 병원에서 받은 진단 결과는 안쪽 부인사대 파열. 아무리 심해도 부분 파열로 예상했던 터라 충격은 더욱 컸다.
사이토는 “자세한 것은 말할 수 없지만 새로운 개념의 치료법이다. 인대재건수술은 어느 정도 회복될 것으로 보이지만 이번 보존요법은 잘 되지 않으면 1년을 허비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제 서른을 넘긴 나이, 보여준 것은 없고 몸까지 성치 않다. 재활이 뜻대로 풀리지 않을 경우 은퇴를 고려해야 하는 상황까지 몰릴 수 있었다.
사이토는 고시엔 대회 당시 고운 외모와 투지, 실력을 모두 갖춘 슈퍼 스타였다. 많은 땀을 닦기 위해 쓰던 손수건이 화제가 되며 ‘손수건 왕자라는 별명이 붙었다.
하지만 프로는 냉정했다. 데뷔 첫 해였던 2011년 6승을 거둔 것이 최다승이
그러나 팔꿈치 인대 파열이라는 큰 장애물 앞에서 부활의 단계를 걷고 있다. 재활 투구서 200개의 투구수를 기록했다는 건 분명 의미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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