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는 11월 그랜드오픈을 앞둔 우도 훈데르트바서파크 조감도. |
올 11월 대한민국 최초로 해외 유명화가의 상설 기념관인 훈데르트바서파크가 오픈해서다. 천혜의 섬인 우도 내에, 축구장 7개 규모의 매머드급 예술기념관이 들어서는 것은 처음 있는 일이다.
훈데르트바서(Friedensreich Hundertwasser, 1928~2000)는 환경문제에 대한 원인과 진단을 통해 인류에 그 해결방안을 제시하며 스스로 건축 치료사를 자처한, 화가이자 환경운동가로 알려져 있다. 20세기 거장 구스타브 클림트, 요절한 천재화가 에곤 쉘레와 더불어 오스트리아의 3대 화가로 꼽힌다.
이번 개발 프로젝트를 맡은 넥스트아일랜드는 훈데르트바서의 철학을 기념관 곳곳에 심었다.
사업초기 사업부지 내 자생하고 있던 수목 1600여주를 비용 부담과 기술적 난제에도 불구하고 옮겨 심는 방식으로 사업을 진행해, 건축물로 인해 베어지는 수목을 최소화 한 것 부터가 눈에 띈다. 보기만 해도 가슴이 뻥 뚫리는 거대한 녹지공간도 매력적이다. 훈데르트바서파크가 개발되는 과정에서 사라진 땅을 건축물 옥상에 다시 되돌려 놓는 방식으로, 전체 부지의 45% 이상을 녹지공간을 조성한 것이다.
넥스트아일랜드 관계자는 "환경을 훼손하지 않고 자연과 더불어 평화로운 공존을 꿈꿨던 훈데르트바서의 건축이념을 그대로 계승하려고 설계부터 완공까지 공을 들였다"고 설명했다.
외관 뿐 아니라 운영 방식도 친환경 일변도다. 정수기의 필터에 해당하는 개인하수처리시설의 분리막은 세계적인 막제조업체인 미쓰비시엔지니어링사가 개발한 SADF분리막을 적용한 게 특징이다. 심지어 이 단계를 거친 처리수 즉, 중수 역시 바다에 방류하지 않고 중수 저장탱크를 통해 사업부지 내 조경용수와 관리용수 등으로 재사용한다. 나머지 처리수는 부지내 별도의 침투조로 이송해 최종 침투 처리한다. 철저한 정수를 위해 들인 정화 비용은 일반 기념관 시설의 10배 이상이다.
쓰레기 처리방식도 마찬가지다. 모든 부속시설의 주방에서 발생하는 음식물은 음식물 감량기를 설치하여 수분을 제거하고 발효시킨 뒤 조경수 퇴비로 사용한다. 카페에서 사용되는 일회용 컵, 빨대 등에도 모두 친환경 소재가 적용된다.
시설 담당 관계자는 "환경법적 기준보다 많은 전기차 충전설비까지 갖추고 있다. 작지만 세심한 부분까지 환경을 생각하고 자연과의 공존을 위한 공간을 만들어 갈 계획이다"고 귀띔했다.
우도의 예술섬 탈바꿈에는 KDB산업은행의 역할도 적지 않았다는 평가다. 설계 단계에서 환경적인 부분을 충분하게 고려한 점, 대표적인 환경 친화적인 섬인 제주 우도에 환경과 예술을 접목한 훈데르트바서파크를 개발하는 부분을 인정, 코로나 위기가 덮쳤던 2020년에 프로젝트 파이낸
넥스트아일랜드 핵심 관계자는 "부정적인 이미지로 받아들여진 개발사업의 고정관념을 깨는 작업에 공을 들여왔다"며 "훈데르트바서파크는 자연과의 공존이라는 훈데르트바서의 철학을 그대로 구현하고 실천해 환경중심의 개발 패러다임을 제시하게 될 것이다" 라고 말했다.
[신익수 여행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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