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완봉을 하고 싶다고 했습니다.”
8회까지 107개를 던진 박세웅(26·롯데 자이언츠)은 9회에도 마운드에 올랐다. 그리고 자신의 데뷔 첫 완봉승을 거뒀다.
박세웅은 4일 수원 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2021 KBO리그 kt위즈와의 경기에서 9이닝 동안 117개의 공을 던지며 3피안타 3볼넷 7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롯데가 15-0으로 승리, 박세웅은 시즌 3승 째를 거뒀다.
↑ 4일 오후 경기도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1 KBO 리그" 롯데 자이언츠와 kt 위즈 경기에서 롯데가 박세웅의 완봉승을 앞세워 15-0 대승을 거뒀다. 롯데 선발 박세웅이 9회말 역투하고 있다. 사진(수원)=김영구 기자 |
롯데에선 10년 만의 국내 투수 완봉승이다. 지난 2011년 5월 28일 광주 KIA타이거즈전에서 고원준이 9이닝 완봉승을 세운 이후 박세웅이 처음이다.
이날 프로 최다이닝 기록도 세웠다. 2016년 6월 2일 사직 kt전에서 8이닝 5피안타 1실점(비자책)을 기록 한 바 있다. 종전 올 시즌 개인 최다이닝 투구는 6이닝이었다. 이날 투구수 117개도 프로 데뷔 후 자신의 최다 타이 기록이다. 과거 2017년 6월 25일 잠실 두산전에 117개를 던진 바 있다.
이날 박세웅은 최고 149km에 이르는 빠른 공에 슬라이더와 커브, 포크볼로 상대 타선을 압도했다. 특히 최고 144km를 찍은 슬라이더가 위력적이었다.
8회까지 107개를 던져 9회에는 불펜이 가동되는 분위기였지만, 박세웅은 씩씩하게 마운드에 올랐고, 송민섭을 유격수 땅볼, 박경수를 중견수 뜬공, 알몬테를 삼진 처리하며 개인 통산 첫 완봉승을 기록했다. 투구수는 10개 뿐이었다.
경기 후 박세웅은 “(서튼) 감독님은 8회에서 마치자고 하셨는데, 내가 완봉에 도전하고 싶다고 말씀드렸다. 감사하게도 내 의견을 존중해주셨다”며 “원래 8회까지 103개로 끝나면 9회에도 마운드에 올라가기로 돼 있었다. 다만 감독님이 9회 주자가 나가면 교체라고 말씀을 해주셨다. 이용훈 투수코치님은 마지막 한 이닝 쏟아붓고, 욕심내라고 하셨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말고 주자 내보내지 말라고 하셨다. 저도 주자를 안내보내려고 힘을 많이 썼다”고 설명했다.
↑ 데뷔 첫 완봉승을 거둔 롯데 박세웅이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수원)=안준철 기자 |
박세웅은 “완봉승은 ‘좋다’라는 생각밖에 안 든다. 첫 완봉이고, 팀이 필요할 때 나온 완봉이다. 특히 어제 부모님 결혼기념일이신데, 좋은 선물 한 것 같아서 더 뜻 깊은 것 같다”며 환하게 웃었다.
[매경닷컴 MK스포츠(수원) 안준철 기자 jcan1231@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