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 다이노스 이용찬(33)의 투구는 힘이 느껴졌다. 1군 등판이 379일 만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매우 훌륭한 복귀전을 치렀다.
이용찬은 17일 창원에서 열린 kt 위즈와의 경기에서 NC가 3-1로 앞선 8회초 마운드에 올랐다. 선두타자 장성우(31)에 볼넷을 내줬지만 조용호(32), 황재균(34)에게 연이어 내야 땅볼을 유도해 실점 없이 이닝을 마쳤다.
비록 많은 공을 던진 건 아니었지만 최고구속 145km를 기록한 직구와 투구 시 팔의 임팩트, 커브, 스플리터 등 변화구 구사 등은 놓고 봤을 때 전성기의 모습을 되찾아 가고 있다는 인상을 받았다.
↑ 17일 창원 kt 위즈전에서 379일 만에 1군 복귀전을 치른 NC 다이노스 투수 이용찬. 사진=NC 다이노스 제공 |
당시 직구 스피드가 140~144km 사이에서 형성됐고 변화구 각도도 예리했다. 무엇보다 공을 던지는 타점이 다시 높아진 부분도 눈에 띄었다. 공을 던질 때 팔이 거의 귀에 붙어서 나왔고 백스윙도 좋아졌다.
kt 타자들을 상대로도 필자가 라이브피칭 때 지켜봤던 장점들이 그대로 나타났다. 구위만 놓고 본다면 훨씬 더 좋아 보였다. 직구 최고구속이 전성기 때와 비교하면 3-4km 정도 떨어진 게 사실이지만 그래도 전성기에 근접한 수준까지 구위를 끌어올렸다.
상위권 도약을 노리는 NC로서는 이용찬의 가세로 불펜 투수진 운영에 숨통이 트일 것으로 보인다. 이용찬의 경험과 구위가 분명 NC 불펜에 큰 힘이 될 것이다.
이날 양 팀 선발투수였던 kt 오드리사머 데스파이네(34), NC 드류 루친스키(33)의 투구 역시 흠잡을 곳 없이 훌륭했다.
데스파이네는 KBO리그에 온 이후 최고의 피칭이었던 것 같다. 6이닝 5피안타 1피홈런 1볼넷 9탈삼진 3실점을 기록했는데 6회말 양의지에게 허용한 역전 3점 홈런을 제외하고 완벽에 가까운 투구를 했다.
최고구속 153km의 직구와 느린 커브로 완급을 조절하고 타자들의 타이밍을 뺏는 모습이 특히 놀라웠다. 이날 경기처럼만 꾸준히 던져준다면 kt의 순위 싸움에 큰 힘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또 선발투수가 100개의 공을 던질 때 실투 단 하나로 패할 수 있다는 걸 다른 팀 투수들에게 확실한 메시지를 줬다. 왜 공 하나하나에 최선을 다해야 하는지 보여준 게임이었다고 생각한다.
루친스키는 1회 슬라이더 제구에 어려움을 겪으며 초반에 다소 고전했지만 빠르게 자기
상대 1선발과 맞대결을 펼치는 어려운 경기 속에서도 에이스의 면모를 톡톡히 보여줬다. 시즌 7번째 승리에 진심으로 축하를 보낸다. (전 한화 이글스 투수코치)[ⓒ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