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프로배구 흥국생명이 학교 폭력으로 자체 징계 중인 이재영, 이다영 쌍둥이 자매의 거취를 놓고 '무대응' '무대책'으로 일관하면서 비난을 자초하고 있다. 최근 해외 언론을 통해 제기된 이다영의 그리스 리그 이적에 대해서도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일각에선 흥국생명과 쌍둥이 자매 측이 함께 그리스 이적을 추진했다고 보고 있다.
흥국생명 구단 관계자는 21일 “현재로서는 말할 수 있는 부분이 없다. 이재영, 이다영의 거취에 대한 부분은 선수 등록 마감일인 오는 30일까지 입장을 정리하겠다는 것까지만 밝힐 수 있다”고 전했다.
흥국생명은 지난 2월 이재영, 이다영의 중학교 재학 시절 학교폭력 가해 논란이 불거진 뒤 무기한 출전정지 자체 징계를 내렸다. 두 사람은 이후 경기 출전은 물론 팀 훈련에도 참가하지 못하고 있다.
↑ 여자 프로배구 흥국생명이 오는 30일 한국배구연맹 선수등록 마감을 앞두고 무기한 출전정지 징계를 내린 이다영(왼쪽), 이재영의 다음 시즌 거취를 놓고 고민에 돌입했다. 사진=MK스포츠 DB |
대한배구협회가 일찌감치 이다영의 국제이적동의서 발급 불가 입장을 밝혔지만 그리스 현지 매체는 ‘CAAN’이 국제배구연맹(FIVB)을 통해 이적을 추진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흥국생명은 현재까지 이 모든 내용에 대해 침묵을 지키고 있다. 이다영의 해외 이적 추진에 대한 사실관계 여부조차 명확한 답변을 내놓지 못한다.
지난 18일 그리스 스포츠매체 ‘포스톤’이 이다영과 PAOK가 계약에 합의했다는 보도에도 묵묵부답이다. 이적 문제보다 선수 신분 결정이 우선이라는 최초 입장만 되풀이하고 있다.
지난 4월 신생팀 페퍼저축은행이 김연경 영입 의사를 밝히자 김여일 단장 명의의 공식 입장문을 발표했던 행보와 대비된다.
흥국생명은 당시 “김연경 이적과 관련해 사전 모의 행위는 한국배구연맹 규정과 절차에 어긋난다”며 “구단과 소속 선수 이적에 대한 언급을 자제해 주시기를 바란
KOVO 선수 등록 당일을 제외하면 흥국생명에게 주어진 시간은 일주일이다. 이 기간 동안 팬들이 납득할 수 있는 결정과 함께 침묵을 지켜온 부분에 대한 명확한 배경 설명도 준비해야 한다. 애매모호한 스탠스를 유지한다면 논란을 더 증폭시킬 뿐이다.
[김지수 MK스포츠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