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대지진이 발생했던 나흘 전, 쓰나미로 밀려든 바닷물이 마을과 시민 1만 명을 휩쓸어가는 처참한 모습이 공개됐습니다.
대지진과 쓰나미가 강타한 미야기현의 도시 곳곳은 폐허 속에 적막감만이 감돌고 있습니다.
윤호진 기자입니다.
【 기자 】
저 멀리 해안가에서 희뿌연 물보라가 다가옵니다.
쓰나미와 함께 밀려드는 바닷물, 마을은 통째로 쓸려 내려갑니다.
주민 1만 7천 명 가운데 1만 명이 저 물에 휩쓸려 실종됐습니다.
뻔히 지켜보면서도 어쩔 도리가 없는 상황에 사람들은 울음 섞인 탄성만 뱉어냅니다.
<현장음>
미야기현의 또 다른 도시, 타가조시도 거센 바닷물에 사라졌습니다.
트럭 위에서 구조의 손길을 기다리는 운전사, 부서진 집 위로 피신한 사람들, 모두 망연자실한 모습입니다.
쓰나미에 온종일 시달린 하루.
물에 잠겨 유령도시가 된 케세누마시는 시뻘건 화염이 밤하늘을 밝혔습니다.
이와타현 리쿠젠타카타는 복구작업이 시작됐습니다.
쓰나미의 흔적만 남은 자리, 온전한 건물 하나 없는 이곳에서 주민들은 주검이 되어 실려 나옵니다.
▶ 인터뷰 : 히데코 치바 / 쓰나미 생존자
- "먹을 게 필요해요. 음식이 하나도 없습니다."
어디서부터 어떻게 손을 대야 할지 막막합니다.
대지진과 쓰나미에 내팽개쳐진 인형처럼 2천300만 미야기현 사람들은 끝내 찾을 수 없는 가족들을 기다려야 할 처지에 놓였습니다.
MBN뉴스 윤호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