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빈국 아이티의 인기가수 출신 야권후보 미셸 마르텔리(50ㆍ사진)가 대통령에 당선됐다.
아이티 임시선거관리위원회(CEP)가 4일(현지시간) 공개한 대선 결선투표 개표 결과에 따르면 마르텔리는 전체 유효표 중 67.6%를 얻어 경쟁후보인 전 대통령 부인 출신 미를란드 마니가(70)를 눌렀다.
마르텔리는 16일 최종 개표 결과를 앞두고 있을 이의제기 기간에 조직적 부정선거 적발 등 이변이 없는 한 당선을 최종 확정지을 것으로 보인다. 당선이 최종 마무리되면 그는 아이티에서 첫 연예인 출신 대통령이 되는 셈이다.
마르텔리는 `스위트 미키`라는 별명을 가졌다. 그는 선거기간에 거리에서 지지자들과 북을 치며 축제 분위기를 연출할 만큼 기성 정치권 인사들과 차별화에 주력했다.
1961년 출생한 그는 정치인으로선 `초짜`나 다름 없지만 지난해 11월 대선 예선투표에 나서면서부터 `변화`를 모토로 내세우며 젊은이들의 표심을 끌어모았다는 분석이다.
올해 2월 정부의 예선투표 결과 발표로는 3위에 그쳐 결선투표 진출이 좌절되는 듯했으나 2위를 차지한 집권당 주드 셀레스틴의 선거부정을 집요하게 물고늘어져 그를 결국 장외로 밀어내고 결선에 올랐을 정도로 집념이 강한 인물이다.
마르텔리는 대선 기간 공약을 철저히 경제에 맞췄다.
작년 1월 지진 참사 이후 모든 것이 황폐화되다시피 한 국가 재건을 약속하며 아이티를 세계 최빈국에서 구출해내겠다는 것이 유권자에 대한 약속이었다.
그는 집권하면 경제회복의 동력이 될 수 있는 외국인 투자가 적극적으로 이뤄질 수 있도록 관련 법규정을 완화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한편 올해 칠순의 정치 9단 마니가는 지난해 11월 치러진 예선투표에서 득표율 31%대로 1위를 차지했지만 결선투표에서 지지율 변화 없이 31.7%에 머물
실제로 무대 위 연예인 생활 외에 그의 행적을 찾기란 쉽지 않다. 그가 선거 운동기간에 보여준 `포퓰리스트적인 모습도 집권 내내 북소리만 요란하게 울리다가 맹탕으로 끝나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낳게 할 만한 요소다.
[김민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