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멘트 】
최후의 결전이 벌어졌던 카다피의 관저가 반군의 공격에 마침내 함락됐습니다.
난공불락의 요새를 무너뜨린 반군은 깃발을 내걸고 동상을 짓밟으며 승리를 기뻐했습니다.
이정호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찬란한 문'이라는 이름이 무색하게 폐허로 변해버린 카다피의 관저, 바브 알 아지지야.
곳곳에서 연기가 피어오르는 요새에서 철옹성 같았던 과거의 모습은 떠올릴 수 없습니다.
관저를 점령한 반군은 공중에 총을 쏘아 올리며 축포를 터뜨리고, 건물 위에 반군의 깃발을 내걸었습니다.
카다피의 힘을 상징하는 주먹 동상을 밟고 올라서고, 카다피의 얼굴 조형물을 마구 짓밟았습니다.
▶ 인터뷰 : 리비아 반군
- "우리는 카다피의 관저 앞에 있습니다. 어디 있는지 모를 카다피는 이제 아무것도 할 수 없습니다."
▶ 인터뷰 : 리비아 반군
- "카다피와 그의 아들들에게 지옥에나 가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리비아는 리비아인들을 위한 것이지 살인자들을 위한 게 아닙니다."
최후의 격전지가 된 관저에서 카다피군은 탱크와 박격포를 동원해 저항했습니다.
하지만, 반군이 나토군의 공중 지원으로 육상 저지선을 뚫고 요새 안으로 밀고 들어가자 카다피군은 도주해버렸습니다.
규모가 180평에 달하는 카다피의 관저는 숙소와 집무실, 막사, 통신센터 등이 갖춰져 있는 카다피의 핵심 기지였습니다.
내전이 시작된 이후 나토의 공습을 받아 카다피의 여섯째 아들이 이곳에서 숨지는 등 수모를 겪기도 했습니다.
최후의 보루였던 관저가 함락됐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트리폴리 전체가 환희에 휩싸였습니다.
6달 간에 걸친 내전 끝에 42년의 독재 정권은 종말을 맞이하고 있습니다.
MBN뉴스 이정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