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물바다가 된 태국 방콕에 더욱 심각한 침수 사태가 예고되면서 주민들이 줄줄이 피난길에 오르고 있습니다.
최악의 사태를 면할 수 있기를 바랄 뿐입니다.
이진례 기자입니다.
【 기자 】
주차돼 있던 차량이 반쯤 물속에 잠겼고, 아이들은 스티로폼 뗏목에 실려 도심을 빠져나가고 있습니다.
방콕의 홍수 피해가 걷잡을 수 없이 커지면서 탈출 행렬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 인터뷰 : 방콕 시민
- "방콕은 물속에 잠겼습니다"
어른 허리만큼 물이 차오른 방콕 시내는 이미 도시가 아니라 바다가 됐습니다.
인근 학교는 피난 대피소로 바뀌었고, 구호품을 받기 위한 사람들의 행렬은 끊이지 않습니다.
▶ 인터뷰 : 타나 / 학교 책임자
- "교통편이 매우 어렵습니다. 피난민들이 병원에 가려고 해도 홍수 때문에 여의치가 않습니다. 소형차로는 지나다닐 수가 없고 대형트럭으로만 가능합니다."
50년 만의 기록적인 홍수 사태에 처한 태국 정부는 바닷물 만조 때인 오늘 내일이 최대 고비가 될 것으로 보고 총력전을 펼치고 있습니다.
주요 시설 보호를 위해 군병력 5만 명도 투입됐습니다.
한편, 상류 지역에서 유입되는 강물을 최대한 빨리 배출하기 위해 수로를 전환하는 방안까지 검토했지만, 효과가 크지 않다고 보고 계획을 철회했습니다.
하지만 오늘(29일) 밤 방콕을 가로지르는 짜오프라야강의 수위가 홍수 방지벽보다 15cm 높은 2.65m에 달할 것으로 예상돼 대규모 범람이 예고된 상태입니다.
석 달째 이어지며 400명 가까이 숨지게 한 태국의 홍수 사태는 인명피해를 더욱 키울 수 있는 위기 상황으로 치닫고 있습니다.
MBN뉴스 이진례입니다. [ eeka232@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