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의회가 국가 부도사태를 막기 위해 2차 구제금융 조건으로 제시된 재정 긴축안을 통과시켰습니다.
그리스 시민들과 노동계는 긴축안에 대해 강력히 반발하며 대규모 시위를 벌였습니다.
정성기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그리스 의회가 국가 부도라는 최악의 사태를 막기 위해 강도 높은 긴축안을 통과시켰습니다.
그리스 과도정부를 구성한 사회당과 신민당이 과반 의석을 차지한 가운데 치러진 이번 표결은 찬성 199표, 반대 74표로 무난히 통과됐습니다.
지난주 유로그룹이 이 제시한 긴축안은 그리스가 총 1천3백억 유로, 우리 돈 193조 원의 구제금융 지원을 받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습니다.
대신, 그리스 정부는 약 3억3천만 유로의 재정 삭감과 1만5천명의 공무원 감축, 그리고 최저임금 20% 감축 등의 강도 높은 '군살빼기'를 견뎌야 합니다.
파파데모스 그리스 총리는 의회 표결 전 TV연설을 통해 국가 부도위기를 막기 위해 의회가 힘을 모아 줄 것을 호소했습니다.
▶ 인터뷰 : 파파데모스 / 그리스 총리
- "여러분의 표결에 따라 그리스가 유로존에 남느냐, 아니면 국가 부도위기에 직면하느냐가 달렸습니다."
그리스 시민들과 노동계는 이번 긴축안에 대해서 강력 반발했습니다.
수도 아테네에 10만여 명의 시위대가 모여 돌과 화염병을 던지며 저항했고, 수천 명의 무장 경찰은 최루탄을 사용하며 강경 진압에 나섰습니다.
이 과정에서 양측에서 80여 명의 부상자가 발생했고, 아테네 시내의 주요 건물들이 불에 타는 등 재산 피해도 속출했습니다.
긴축안 반대 시위는 제2의 도시인 데살로니키를 포함해 다른 도시로 확산하면서 사태가 더욱 악화할 전망입니다.
유로 재무장관들이 오는 15일 그리스 2차 구제금융 프로그램의 최종 수용 여부를 결정할 예정인 가운데, 그리스 정국은 당분간 요동칠 것으로 전망됩니다.
MBN뉴스 정성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