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가니스탄에 주둔 중인 미군 병사가 인근 마을에서 총기를 난사해 최소 16명의 민간인이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오바마 미 대통령은 즉각 유감을 표하며 사태 수습에 나섰지만, 아프간 내 반미감정은 더욱 증폭될 전망입니다.
정성기 기자입니다.
【 기자 】
아프간 주둔 국제안보지원군 소속의 한 미군 병사가 현지시각으로 어제 새벽, 남부 칸다하르주 있는 기지를 이탈해 인근 마을로 향했습니다.
육군 병장인 용의자는 민가 세 곳에 잇따라 침입해 자고 있던 사람들에게 무차별 총격을 가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최소 16명이 숨지고 5명이 부상당한 가운데, 희생자 중에는 아이들 9명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 인터뷰 : 바쉬라 / 유족
- "미군이 2살밖에 안 된 우리 아기를 죽였어요. 우리 아기가 탈레반입니까? 그래서 죽인 겁니까?"
범인은 군 당국에 체포됐지만 정확한 범행 동기는 밝혀지지 않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미 정부는 이번 사건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며 사태 수습에 부심하고 있습니다.
▶ 인터뷰 : 커닝햄 / 주 아프간 미 대사대리
- "미국은 이번 비극적인 총기난사 사건 희생자들의 유족들에게 깊은 애도를 표합니다."
오바마 대통령도 성명을 내고 "비극적이고 충격적인 사건이 발생했다"고 애도의 뜻을 전하며 "철저한 조사를 통해 책임자를 처벌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올 초 미 해병대의 '시신 소변 파문'에 이어 지난달 미군 코란 소각 사건까지, 아프간 내 반미 감정이 극에 달하면서, 미국의 '아프간 로드맵'이 계속 꼬여만 가고 있습니다.
MBN뉴스 정성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