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 세계대전을 일으킨 독일과 일본, 둘 다 패전했지만 이후 피해국에 보인 모습은 정반대입니다.
침략을 사죄한 독일과 침략전쟁을 부인하는 일본, 왜 이렇게 다른 걸까요.
이혁준 기자입니다.
【 기자 】
1945년 8월 15일.
2차 세계대전에서 일본이 패망한 날입니다.
하지만, 미 군정이 끝나기도 전인 1951년 9월 요시다 시게루 총리는 일본 내 한국인을 '뱃속의 벌레'라며 망언을 시작합니다.
52년 4월 미 군정이 끝나자 일본은 끝도 없는 망언을 쏟아냅니다.
한·일 회담 일본 대표는 일본 통치는 은혜, 창씨개명은 동등 대우라고 주장했고, 1994부터는 '군대위안부'도 합리화에 나섭니다.
'일본의 아시아 침략은 영광스러운 제국주의다.'
단어만 바뀔 뿐, 일본 정치인의 식민지 시혜론과 침략전쟁 부인은 되풀이되고 있습니다.
어제(23일) 침략전쟁을 부인한 아베 신조 총리의 발언도 같은 맥락입니다.
망언 제조기인 일본과 달리 독일은 진심 어린 사죄로 전범국에 대한 선입견을 바꿨습니다.
1970년 12월, 빌리 브란트 서독 총리는 폴란드 바르샤바 유태인 위령탑 앞에 무릎 꿇고, 사죄를 말로 표현할 수 없었다고 밝혔습니다.
▶ 인터뷰 : 빌리 브란트 / 전 서독 총리
- "히틀러를 숭배하지 않았던 저는 무릎을 꿇고 용서를 구했습니다."
전후 독일과 일본이 이처럼 다른 이유는 뭘까.
연합군은 독일 나치 정권의 대표적인 전범 12명을 사형시켰습니다.
반면, 일본 전범 재판은 미국이 주도하며 미 군정에 대한 반발을 막기 위해 히로히토 일왕을 심판대에도 세우질 않았습니다.
이후 선진국으로 도약한 일본은 사죄하지 않아도 손해 볼 것 없다는 입장을 견지했습니다.
결국, 일본의 계속된 망언은 잘못된 전범 처벌과 국제 사회의 힘의 논리의 산물로 볼 수 있는 겁니다.
MBN뉴스 이혁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