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보 모랄레스 볼리비아 대통령이 전용기를 타고 가던 중 유럽에서 망신을 당했습니다.
유럽 국가들이 하늘길을 열어주지 않아 오스트리아에 비상착륙, 하루 동안 발목이 잡혔는데요.
강영구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정상회의를 마치고 귀국길에 오른 에보 모랄레스 볼리비아 대통령.
그런데 엉뚱하게 볼리비아가 아닌 오스트리아 빈 공항에 모습을 드러냅니다.
프랑스와 포르투갈 등 서방 유럽 국가들이 모랄레스 대통령이 자국 영공을 통과하는 것을 거부해 오스트리아에 비상착륙한 것입니다.
이런 망신을 당한 까닭은 앞서 미국 정부의 감청 기밀을 폭로한 전 CIA 직원 스노든의 망명을 모랄레스 대통령 받아들일 뜻을 내비쳤기 때문입니다.
심지어 '모랄레스 대통령 전용기에 스노든이 타고 있다'는 소문까지 퍼졌습니다.
급기야 전용기까지 수색했지만, 스노든은 없었습니다.
망신을 당한 모랄레스 대통령은 잔뜩 화가 났습니다.
▶ 인터뷰 : 에보 모랄레스 / 볼리비아 대통령
- "이 상황을 받아들일 수 없습니다. 전 범죄자도 아니고, 대통령 자격으로 전 세계 어디든지 갈 권리가 있습니다."
이 소식을 전해 들은 볼리비아 국민도 반 유럽시위를 벌이며 분통을 터트렸습니다.
▶ 인터뷰 : 레오닐다 수리타 / 볼리비아 국민
- "유럽국가들이 우리 대통령의 생명뿐 아니라 볼리비아 국민의 자주권까지 위협했습니다."
결국, 오스트리아에서 하루를 보낸 뒤에야 모랄레스 대통령은 귀국길에 올랐습니다.
MBN뉴스 강영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