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의 휴대전화를 미국 정보기관이 도청하고 있다는 폭로에 대해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미국과의 신뢰가 깨졌다고 비판했습니다.
미국의 불법 도·감청에 대해 EU 정상들이 강력히 대응할 방침이지만, 미국은 공식적인 반응을 피하고 있습니다.
이혁준 기자입니다.
【 기자 】
지난 6월 독일 베를린 브란덴부르크 문 앞에서 연설하는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가볍게 포옹한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하지만, 미 정보기관이 자신의 휴대전화를 도청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뒤 강하게 오바마 대통령을 비판했습니다.
▶ 인터뷰 : 메르켈 / 독일 총리
- "친구 사이에 스파이 짓은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이는 나만의 문제가 아니라 독일 전체의 문제고, 미국과의 신뢰는 다시 쌓아야 합니다."
미국과의 신뢰에 금이 갔지만 이를 회복하기 위해 도청을 했는지 명확히 밝히고 넘어가야 한다는 의미로 풀이됩니다.
국가안보국, NSA를 비롯해 미국 정보기관의 외국 정상 도·감청은 EU 정상회담의 주요 의제로 도마 위에 오른 상황.
EU 정상들은 미국의 무차별적 불법 정보수집을 막기 위한 강력한 대응 방안을 마련할 예정입니다.
사태가 일파만파 커지고 있지만, 미국은 공식적인 답변을 거부하고, 외교 채널로만 협의하겠다고 밝혔습니다.
▶ 인터뷰 : 제이 카니 / 미 백악관 대변인
- "미국은 정보수집과 관련된 모든 의혹에 대해 공식적인 반응을 내놓지 않을 것입니다."
오바마 대통령까지 나서 EU 정상들을 달래고는 있지만, 도·감청 의혹을 인정할 수도 없는 노릇이어서 미국의 입장은 난처하기만 합니다.
MBN뉴스 이혁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