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8일(현지시간) 김용 세계은행 총재의 개혁정책과 지도력에 대해 쓴소리를 쏟아냈다. 분량만 지면 한 면에 달해 김 총재에 대한 안팎의 비판을 담았다.
FT는 세계은행이 일종의 구조조정 지옥으로 추락하고 있다고 전·현직 직원 20여명의 인터뷰를 담았다. 김 총재가 조직 개편과 전체 예산의 8% 감축을 동시에 진행한 데 따른 부작용이라는 지적이다. 또 김 총재가 정부 자문분야에서 경쟁 관계인 맥킨지 등 고비용 외부 컨설팅 업체들을 기용해 내부 불만을 초래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임원 48명의 일괄 사표를 받고 나서 이 가운데 최고위직 3명을 설명도 없이 내보냈으며 비용 삭감을 추진하면서 막상 자신은 전용기로 출장을 다니기도 했다고 보도했다.
김 총재 측은 불가피한 경우를 제외하고 98%는 일반 항공기를 이용했다고 해명했지만 이후 세계은행 발표 통계로는 정확한 수치는 91%였다고 FT는 설명했다.
또 FT는 지금 세계은행의 최우선 과제가 내부 변화인지 의문이라고 밝혔다. 세계은행이 최근 개발도상국 지원을 두고 중국 등 대형 회원국들과 경쟁하는 처지가 됐다는 지적이다. FT에 따르면 김 총재는 세계은행의 자문과 지원에 대한 수요가 올라가면 구조조정은 성공이라는 입장이다.
FT는 그러나 비용을 줄여 지원 여력을 늘린다는 발상에 대해 최근 중진국들은 자금 조달이 쉬운 자본시장을 찾기 때문에 세계은행은 이미 지원 여력이 있는 상태라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김 총재가 출신 배경 탓인지 재무장관들과 어울리는 걸 즐기지 않는다면서 이는 세계은행의 영향력을 떨어뜨린다고 설명했다. 특히 최근 시드니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담에 불참한
FT는 이밖에 김 총재가 상당한 비용을 들여 혼자서만 메일 시스템을 아웃룩으로 바꾼 사례 등은 사소하지만 하나씩 모을 경우 그의 지도력과 구조조정 정책이 어떻게 받아들여지는지 보여준다고 꼬집었다.
[매경닷컴 속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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