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아시아 순방을 앞두고 미국 언론들이 한·미·일 안보협력 강화를 강조하고 있지만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야스쿠니 신사 공물 봉납으로 이런 취지가 퇴색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21일(현지시간) 도쿄발 기사에서 아베 총리가 야스쿠니 신사의 봄 제사에 공물을 냈다고 전한 뒤 "이는 오바마 대통령의 도쿄(東京) 방문을 이틀 앞두고 한국과 중국을 화나게 하는 행동"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국수주의적인 아베 정부의 공물 헌납은 한국 및 중국과의 관계에서 아픈 곳을 건드린 것"이라면서 "뿐만 아니라 미국과의 관계도 마찬가지"라고 평가했다.
미국이 아시아태평양지역에서 중국을 견제하려면 일본이 필요하지만 지난해 말 아베 총리가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한 직후 과거사 문제가 불거지면서 이런 전략에 차질을 빚었던 사태가 재현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신문은 또 오바마 대통령의 순방 목적 중 하나는 역내 양대 동맹인 한·일 양국의 협력을 강화하는 것이나 한국이 아베 총리의 공물 헌납에 강력하게 반발한다면 이는 어려워질 수 있다고 전망하기도 했다.
수전 라이스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지난 18일 브리핑을 갖고 오바마 대통령의 순방을 계기로 더 폭넓은 한·미·일 3국 간 안보협력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으나 순방 시작도 전에 '이상기류'가 형성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 우리 정부는 이날 외교부 대변인 논평을 통해 아베 총리의 공물 봉납을 '시대착오적 행위'라고 규정하고 "개탄을 금할 수 없다"고 비난했다.
미국 언론들은 그러나 오바마 대통령이 이번 아시아순방에서 아시아 중시 정책에 대한 의지를 재확인할 것이라면서 한·일 양국의 갈등 해소를 위한 중재도 중요한 임무라고 설명했다.
미국 워싱턴포스트(WP)는 "오바마 대통령 앞에는 많은 임무가 기다리고 있다"면서 "일본과의 무역협상을 진전시켜야 하고, 박근혜 대통령과 아베 총리 간 갈등을 완화하기 위한 노력도 기울여야 한다"고 보도했다.
또 라이스 보좌관이 언급했듯 북한의 도발 위협과 역내 영유권 분쟁으로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오바마 대통령이 순방기간 새 정책을 발표하기보다는 아시아 동맹들을 안심시키는 데 집중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와 관련해 톰 도닐런 전 국가안보보좌관은 이날 WP 기고문을 통해 최근 미국 정치권 일각에서 제기되는 아시아 중시 정책에 대한 의구심과 관련, "이는 올바른 방향"이라고 오바마 대통령을 옹호했다.
도닐런 전 보좌관은 "영유권 분쟁과 민족주의, 변화하는 권력 역학, 북한의 위협 등은 미국의 존재를 더 부각시키고 있다"면서 "오바마 대통령의 이번 순방은 재균형의 핵심 요소들을 뒷받침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동북아에서는 핵심동맹인 한국과 일본의 중요성을 재확인할 것"이라면서 "오바마 대통령은 양국 간 오랜 긴장을 완화하려는 최근의 노력을 계속해야 한다"고 전했다.
앞서 미국
[매경닷컴 속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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