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한국 기업의 인수합병(M&A) 매력도가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4위를 기록했다. 지난해 1위를 기록한 중국은 5위로 크게 하락해 한국을 밑돌았다.
세계적 금융기관인 뱅크오브아메리카 메릴린치가 22일 발표한 '2014년 아시아 최고재무책임자(CFO)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은 동남아시아, 인도·남아시아, 신흥 동남아시아(캄보디아·라오스·미얀마·베트남) 뒤를 이어 M&A 최대 관심지역으로 선정됐다. 지난해 8위에서 4계단 껑충 뛰어오른 순위다.
마크 우셔 뱅크오브아메리카 서울지점 본부장은 "미국과 유럽 등 다국적 기업에서 한국 시장은 OECD 회원국 중 수익은 높고 위험요소는 낮은 전략적 시장으로 간주된다"며 "포트폴리오를 확장하기 위해 한국의 작은 기업을 인수하거나 기존 제품을 확충해 한국 시장에 진출하는 식으로 시장 진입을 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중국시장의 M&A 매력도 하락과 관련해서는 "여전히 (중국 시장에서의)높은 수익을 기대하지만 빠른 시간 내에는 다소 어려울 수 있다고 예상하는 의견이 있다"고 말했다.
매력도 상승과 달리 한국 CFO들은 올해 M&A 실행 가능성은 낮다고 보고 있다. 해당 조사에 따르면 한국 CFO의 68%가 올해 M&A 계획이 없다고 밝혀 아·태 지역 평균인 62%보다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72%보다도 하락한 수치다. 인도네시아, 태국, 필리핀에 이어 4번째 순위다. 특히 북미·유럽과의 M&A의 계획은 0%였으며 범중화권도 8%에 그쳤다. M&A 계획이 있는 한국 기업의 경우 42%가 동남아를, 35%가 인도·남아시아를, 29%가 신흥 동남아시아를 선택했다.
대부분의 한국 CFO들은 자산매각 계획 역시 없었다. 설문에 응한 한국 CFO의 37%가 자산매각 계획이 없었으며 규제요건에 부합하기 위해 자산을 매각하겠다는 경우도 24%에 멈췄다. 아·태 지역 평균인 33%를 밑도는 수치다.
신진욱 서울지점 대표는 "M&A 시장 자체가 많이 줄었고 실질적으로 기업들이 원해서 하는 경우도 바로 수익을 내긴 어렵기 때문에 현금을 중시하는 금융위기 상황에서 성공사례로 평가받기 못하고 있다"면서 "내부유보가 더 안정적이라는 시각이 있다"고 전했다.
한국 CFO를 비롯한 CFO들은 올해 아·태 지역의 매출 성장성에 대해서는 낙관적인 모습을 보였으나 수익성은 미비할 것으로 내다봤다.
한국 CFO의 82%가 올해 매출 신장을 이룰 것이라고 예상해 아·태지역 평균인 76%를 웃돌았으나 이익이 늘어날 것이라는 생각한 비율은 46%여서 아태 지역 평균인 60%를 밑돌았다. 이는 지난
한편 해당 조사는 CFO 등 아시아 12개국 고위재무책임자 639명을 대상으로 연매출 5억달러 이상의 다국적기업과 연매출 1억달러 이상의 자국기업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한국의 경우 76명의 CFO가 참여했다.
[매경닷컴 배윤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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