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중앙은행(ECB)는 5일(현지시간) 통화정책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인하하는 등 경기부양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ECB는 이날 열리는 정책회의에서 마이너스 예금금리 도입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전망된다. 시장에서는 ECB가 기준금리를 0.1%로 0.15%포인트 낮출 것으로 예상했다.
금리 인하가 시행되면 유로존(유로화 사용 18개국)의 단기 예금금리는 사상 처음으로 마이너스로 떨어지게 된다. 마이너스 예금금리가 시행되면 은행들은 ECB에 돈을 예탁할 때 오히려 비용을 지불하는 상황이 벌어진다.
ECB는 특단의 조치를 통해 현금을 보유하는 것에 불이익을 줘 시중 자금의 유통이 활발해지길 기대하고 있다.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 등 주요 인사들이 잇따라 디플레이션 경계 발언을 내놓자 시장 기대감도 더욱 커진 상황이다.
드라기 총재는 지난달 포르투갈에서 열린 한 콘퍼런스에서 초저인플레이션에 대한 기대가 유로존의 소비를 지연시켜 회복세에 타격을 줄 수 있다고 강조했다. 또 지난 통화정책회의 후 집행위원들 사이에 다음 회의에서 경기 부양 조치를 취하자는 공감대가 형성됐다고 밝히기도 했다.
오온수 현대증권 연구원은 이에 "유럽은 경기 회복이 화두인 지역이지만 허리띠를 졸라매야하는 상황에서 재정지출이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기댈 곳은 유럽 중앙은행의 통화 정책 완화 뿐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저물가가 계속돼 디플레이션 우려가 높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시장 기대감이 높아졌다"고 덧붙였다.
월스트리트저널(WSJ)도 지난 4일 칼럼을 통해 ECB가 간접적인 완화 정책을 펼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매체는 ECB가 기준금리 인하 등 다양한 형태의 완화 정책을 검토하고는 있지만
이어 대규모 자산매입이 통화가치를 낮추는 효과가 있지만 정책을 유로존에 도입하기엔 논란이 있어 환율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간접적인 방법을 시행할 것으로 전망했다.
[매경닷컴 이가희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