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랍에미리트(UAE) 중앙은행이 이례적으로 두바이 부동산 거품을 공개적으로 경고했다.
UAE 중앙은행은 8일 낸 연례 금융 안정 보고서에서 두바이의 거주용 부동산 수익률이 하락한 것이 부동산 수급 불균형과 시장 과열을 경고하는 것일 수 있다고 밝혔다.
부동산 컨설팅사 나이트 프랭크 집계에 의하면 두바이 집값은 지난 1∼3월 한해전보다 27.7% 상승해 위기 직전 수준까지 치솟았다.
그러나 두바이와 아부다비의 주거용 부동산 임대 수익률은 그간의 평균치보다 각각 약 70베이시스포인트(1bp=0.01%)와 130bp 낮은 것으로 분석됐다.
두바이는 2009년 부동산 거품 심화돼 디폴트(채무 불이행) 위험에 직면한 바 있다.
UAE 당국은 지난해에는 부동산 거품을 진정시키기 위해 부동산 거래 수수료를 두 배로 높이는 등 몇몇 '미니 진정책'을 도입했다.
그러나 중앙은행은 보고서에서 은행 부문이 더 취약해지지는 않았다고 강조해 부동산 거품을 가라앉히기 위한 별도의 추가 조치는 없을 것임을 시사했다.
시장전문가들은 UAE 통화인 디르함 환율이 달러에 고정(페그)돼 있음을 상기시키면서 따라서 미국의 기본 금리가 여전히 '제로'이기 때문에 부동산 거품 견제를 위한 UAE의 금리 인상 가능성은 매우 희박하다고 내다봤다.
이들은 그러나 UAE 중앙은행이 대외적으로는 경제를 늘 '장밋빛'으로 전망해왔음을 상기시키면서 따라서 이처럼 부동산 거품을 공개적으로 경고한 것이 매우 이례적이라고 주목했다.
전문가들은 UAE 중앙은행의 이례적인 공개 경고가 당국 조치로 이어질지는 확실치 않다면서 그러나 추가로 움직이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일제히 강조했다.
국제통화기금(IMF)도 지난달 두바이의 부동산 거품을 경고했다.
IMF는 이와 관련, 두바이 당국과 연계된 부동산 기업들이 2016년까지 500억 달러 이상의 부채를 상환해야 하는 점도 상기시켰다.
두바이 개발을 관장하는 두바이 토지청은 UAE 중앙은행 경고에 대한 논평 요청에 즉각 답하지 않았다.
두바이 최대 상장 빌딩회사인 아랍텍 홀딩스 주식은 6.7% 폭락했으며 세계 최고층 빌딩 소유주인 에마르 프로퍼티스는 2% 하락했다.
[매경닷컴 속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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