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곳곳서 ‘월드컵 축구도박판’ 성행…공안 당국 골머리
마작•카드게임 등 도박을 좋아하는 중국에서 월드컵 개막 이후 축구도박판이 우후죽순처럼 벌어져 단속을 책임진 공안 당국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고 현지 매체들이 21일 전했습니다.
후베이(湖北)성 이창(宜昌)시 공안국은 20일 호텔방을 빌려 도박장을 연 혐의로 류(柳)모 씨 등 3명을 검거했습니다.
이들은 월드컵 경기가 열리는 시간에 맞춰 도박 참가자 20여 명을 호텔방으로 불러들인 뒤 200만 위안(3억3천만 원)의 판돈을 걸고 승패와 점수를 맞추는 도박을 한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현지 공안은 '호텔방에 다수의 사람이 드나드는 것이 수상하다'는 신고를 받고 현장을 급습했습니다.
지난 19일에는 하이난(海南)성 하이커우(海口)시에 사는 올해 32세 여성이 월드컵 축구도박을 하다가 10만 위안(1천640만 원)이 넘는 돈을 빚진 것을 비관해 자살했습니다.
3살짜리 아들이 있는 이 여성은 사설복권을 사는 데 탕진한 수만 위안을 남편이 갚아주자 다시 주위에서 거액을 빌려 축구도박판에 끼어들었다가 끝내 호텔방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습니다.
마카오에서도 19일 전체 도박액수가 50억 홍콩달러(6천600억 원)에 달하는 축구 도박판이 적발됐습니다.
마카오특구 사법경찰국은 이날 새벽 한 호텔을 덮쳐 축구도박을 한 22명을 체포하고 현장에서 200만 홍콩달러(2억6천만 원)의 현금과 귀금속, 인삼, 고급술 등 200만 홍콩달러 상당의 장물을 압수했습니다.
당국은 현장에서 검거된 22명 가운데 9명은 중국 본토에서 왔고 9명은 말레이시아에서, 나머지 4명은 홍콩에서 온 사람들이라고 밝혔습니다.
마카오 경찰은 같은 날 다른 축구도박판을 추가로 적발해 중국인 4명을 붙잡았습니다.
중국의 전문가들은 불법적으로 운영되는 축구도박장과 도박 웹사이트의 위험성을 경고하면서 정부가 합법적으로 운영하는 체육복권을 이용하도록 권하고 있습니다.
중국 국가체육복권센터는 이번 월드컵 개막일에만 축구복권 하루 판매액이 1억 위안(164억 원)을 돌파한 것으로 집계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