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전 역사 50년만에 유럽지역에 첫 기술 수출"

우리나라가 네덜란드 연구용 원자로 개선사업을 사실상 수주했습니다. 유럽지역에 한국 원자력 기술을 수출한 첫 사례입니다.

미래창조과학부는 한국원자력연구원•현대건설•현대엔지니어링 컨소시엄(KAERI)이 네덜란드의 '델프트공대 연구로 출력 증강 및 냉중성자 설비 구축사업'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고 24일 밝혔습니다.

이 사업은 2017년 말까지 델프트공대에서 운영하는 연구용 원자로의 열 출력을 2MW에서 3MW로 높이는 한편 각종 시설을 개조하고 냉중성자 연구설비를 구축하는 사업입니다. 계약금액은 1천900만 유로(약 260억원)입니다.

연구용 원자로는 우라늄의 핵분열 과정에서 발생하는 중성자를 활용해 각종 연구를 수행하는 장치로, 신소재로 주목받는 나노 구조 분석•생명공학 연구 등에 폭넓게 이용됩니다.

이번 성과는 글로벌 원자력기업인 프랑스의 아레바(AREVA)와 독일의 누켐(NUKEM)-러시아의 니켓(NIEKET) 컨소시엄과의 치열한 경합 끝에 따낸 것입니다.

특히 원자력 기술 수출 대상이 중동•동남아시아에서 세계 최고의 기술력을 갖춘 유럽지역으로 확대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습니다. 유럽은 ILL(프랑스), FRM-2(독일)등 최첨단 연구로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미래부측은 "국내 원자력 기술의 우수성과 수출경쟁력을 국제무대에서 다시 한번 인정받은 것"이라며 "향후 유럽지역에 대한 원자력 기술 수출의 초석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수주 성공 요인으로는 20년 역사의 하나로연구로 자력 설계•운영 경험, 아랍에 미리트(UAE) 원전•요르단 연구로 건설사업 수주 등으로 공인된 기술력•가격경쟁력등이 꼽힙니다.

아울러 한국원자력연구원의 연구로 설계 능력, 현대건설•현대엔지니어링의 시공 및 기자재 제작 능력이 시너지 효과를 발휘하면서 민•연 협력 수주의 모범 사례를 제시한 것으로 미래부는 평가했습니다.

KAERI는 내달 네덜란드 측과 정식 계약을 체결한 뒤 곧바로 기본설계에 착수할 예정입니다.

이번 수주로 이르면 올해 말 네덜란드가 국제입찰에 부칠 것으로 예상되는 팔라스(Pallas)사업 수주에서도 유리한 고지를 선점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팔라스사업은 45MW급 연구용 원자로를 건설하는 것으로 사업규모가 4∼5억 유로(약 5천500억∼7천억원)에 달합니다.

아울러 현재 우리나라가 예비 타당성 조사를 진행 중인 사우디아라비아 연구로 건설 사업 수주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분석됩니다.

국제원자력기구(IAEA)에 따르면 전 세계에서 246기의 연구로가 운영 중인데 이 가운데 60%가 40년 이상 경과됐습니다. 이에 따라 향후 20년간 30∼50기의 원자로 대체 수요가 있을 것으로 추정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