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과 일본은 1일 국장급 회담을 갖고 베이징에서 납북일본인 재조사와 이에 따른 일본의 대북 제재 해제를 안건으로 한 당국 간 협의에 착수했다.
일본 측 수석대표인 이하라 준이치(伊原純一) 외무성 아시아대양주 국장은 이날 오전 10시(현지시간) 주중 북한대사관에서 열린 국장급 협의 모두발언에서 "이번 협의는 지난번 스톡홀름에서 협의했던 일조(일북)간 합의를 바탕으로 실시하는 것"이라며 "일조간 여러 현안을 해결하는데 중요한 첫 걸음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정말 중요한 것은 지금부터다. 합의를 확실하고 착실하게 이행하며, 실효성 있는 것으로 만들 필요가 있다"며 "오늘 협의에서 송일호 대사께서 특별조사위원회 조직, 구성, 책임자 등에 대해 전언을 해주시고 그에 관한 질의를 포함해 건설적인 논의를 할 수 있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최근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한 데 대해서는 강력히 항의했다.
이하라 국장은 "이같이 중요한 협의를 앞두고 29일 새벽 북측이 탄도 미사일을 발사한 사안이 있었다"며 "유엔안보리 결의, 일조 해양선언, 6자회담 원칙에 위배되며 매우 유감"이라고 말했다.
또 "일본 정부는 다시 한 번 엄중히 항의하며 앞으로 탄도 미사일 발사가 거듭되지 않도록 희망한다"며 "북측이 국제사회 요구에 충실하게 대응하기를 강력히 요구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북한의 송일호 북일 국교정상화교섭 담당 대사는 "한달 전 스톡홀름에서 조일정부간 합의가 이뤄졌다"며 "쌍방이 이 합의를 착실히, 충분하게 이행하고 자기 몫을 자기가 책임지고 집행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대답했다. 또 "우리가 준비해온 문제에 대해서는 앞으로 회담에서 논의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사일 발사에 대한 일본 측 항의에는 강하게 반박했다.
송 대사는 "조선전략군사령부의 전술 로켓 발사와 관련한 우리의 입장은 조선중앙통신에서 밝혔듯, 우리는 유엔안보리 미사일 결의를 인정하지 않으며 배격한다는 데에서 수차례 입장을 밝혔다"며 "이번 발사와 관련해 보도된 바와 같이 발사 전 과정을 과학적으로 계산하고 궤도와 목표지역에 대한 과학적 조사를 빈틈없이 진행한 것"이라고 말했다.
또 "이는 지역의 평화와 안전은 물론 국제항행질서와 생태환경에 사소한 영향 없이 순조롭게 진행됐다"고 주장했다.
양측의 이번 접촉은 지난 5월 29일 납북 일본인 재조사와 이에 따른 일본의 대북 제재 해제를 합의한 사실을 공개한 이후 열리는 첫 공식 협의 성격을 지닌다.
북한은 납북 일본인에 관해 전면 재조사를 시행할 특별조사위원회의 구성에 관해 일본에 설명하고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이르면 2일 북한의 설명 내용을 보고받고 대북제재 해제 여부와 범위 등을 결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비록 본격적인 협의에 앞서 양측이 미사일 발사 문제로 공방을 벌이기는 했지만, 베이징 외교가에서는 이번 접촉에서 구체적인 합의사항이 도출될 가능성이 적지 않다는 전망이 나온
한 소식통은 "일본은 (이번 협의가) 잘못될 경우 정치적 부담이 클 수 있어 좋은 결과를 얻으려고 (접촉 이전에) 실무차원 등에서 이야기를 해왔을 것"이라며 특별조사위 구성, 양자차원의 대북제재 완화 등에서 움직임이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매경닷컴 속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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