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6개국과 이란 사이의 장관급 핵협상이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하는 가운데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이 이란과 핵과 관련해 "힘든 협상을 진행중"이라고 말했다.
미국 국무부에 따르면 케리 장관은 협상 이틀째인 14일(현지시간) 오스트리아 빈에서 기자들과 만나 "핵무기 확산과 이란의 핵개발 억제에 대해 협상하고 있지만 매우 힘들게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 등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5개 상임이사국과 독일로 구성된 주요 6개국은 협상타결 잠정 시한인 오는 20일 이전에 성과를 내기 위해 머리를 맞대고 있다.
하지만 전날 무함마드 자바드 자리프 이란 외무장관이 자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오는 20일까지 기간이 "힘들고 어려운 시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고, 윌리엄 헤이그 영국 외무장관은 "이란의 좀 더 현실적인 태도가 중요하다"고 말하는 등 협상이 진전될 기미는 좀처럼 나타나지 않고 있다.
이란이 핵무기 개발을 시도한다고 의심하는 미국이나 영국 등은 이란의 우라늄농축 능력을 감축하기를 원하지만, 이란은 현재 수준보다도 더 확대하기를 바라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이란 최고 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가 이례적으로 구체적인 수치를 제시하며 우라늄 농축 능력을 확대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한 연설이 이란 협상대표단을 압박하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고 로이터 통신이 보도했다.
하메네이는 지난 7일 대중 연설에서 이란이 장기적으로 원심분리기 19만대를 필요로 한다며 농축 능력을 현재의 19배로 늘리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이는 이란이 핵폭탄 연료를 신속히 모으지 못하도록 원심분리기를 몇천대로 줄일 것을 원하는 미국과 유럽협상단의 요구와 큰 차이가 있다.
국제위기그룹(ICG)의 알리 바에즈 선임 이란 분석가는 공개적으로 제한선을 제시한 하메네이의 연설이 양측 협상단 간 견해차를 좁히는 데 도움이 되지 않을
이처럼 협상이 돌파구를 찾지 못하는 상황에서 케리 장관이 빈을 떠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이집트 MENA 통신은 케리 장관이 15일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하마스의 무력충돌을 중단하도록 중재하기 위해 이집트를 방문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매경닷컴 속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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