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WTO 무역분쟁서 중국·인도에 패소

미국이 상계관세 부과 문제를 놓고 중국 및 인도와 벌여온 세계무역기구(WTO) 무역분쟁에서 패소했다.
WTO 분쟁조정패널은 14일 미국이 중국 공산품에 정부 보조금을 받고 있다는 이유로 과도한 상계관세를 매긴 점이 인정된다고 판정했다.
또 별도의 분쟁조정패널도 인도의 3개 대형 철강 기업들에 대한 정부 보조금을 문제삼아 미국이 취한 상계관세 부과 조치를 시정할 것을 요구했다.
지난 2년여의 시일을 끌어온 이 두 건의 무역 분쟁은 미국의 지나친 보호무역 조치에 대한 160개 WTO 회원국의 우려가 반영되며 주목을 받아왔다.
WTO는 이날 발표한 보고서에서 미국이 지난 2012년 중국의 22개 공산품에 상계관세를 부과한 것은 WTO의 보조금 및 상계관세(SCM) 협정을 위반한 것이라면서 시정조치를 취할 것을 요구했다.
WTO는 미국이 제시한 보조금 입증 자료가 불충분할 뿐만 아니라 중국 기업들에 지급됐다고 주장하는 보조금의 계산과정에서도 잘못이 있었다고 지적했다.
중국은 미국 상무부가 2102년 상계관세를 부과하고 이를 2006년 11월까지 소급 적용하자 WTO 분쟁해결기구(DSB)에 제소했었다.
상계관세 부과 품목은 철강과 태양광 패널, 제지, 타이어, 주방용 선반, 바닥재, 윈드 터빈 등으로, 대미 수출액이 72억 달러에 이른다.
중국 상무부는 제네바 대표부를 통해 발표한 성명에서 "미국이 판정을 준수해 시정 조치를 취하고 중국 기업들에 공정한 경쟁의 환경을 보장해줄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반면 마이클 프로먼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중국의 주장 가운데 상당 부분이 기각된 것은 "미국 기업과 노동자들의 승리"라고 주장했다.
프로먼 대표는 "(미국의 상계관세가 부당하다는) 그 외의 판정에 대해서는 대안을 신중히 평가해볼 것이며 불공정한 보조금에 대항하는 미국의 조치를 강력하고 효과적으로 유지할 모든 적절한 조치들을 취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WTO는 또 미국이 인도 철강기업들에 부과한 상계관세에 대해서도 SCM 협정의 일부 조항에 부합하지 않는 조치였다고 판정하면서도 다수의 기술적 사안들과 관련해서는 인도측의 주장을 모두 기각했다.
프로먼 미무역대표는 이 판정에 대해서도 미국 기업과 노동자들의 승리라는 반응을 보였다.
미국은 이번 판정에 불복해 WTO에 상소할 권리가 있다. 상소패널의 판정이 나오는데는 통상 6개월에서 12개월이 소요되며 그 동안 상계관세는 유지된다.
[매경닷컴 속보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