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애리조나주(州)는 약물에 의한 사형집행 과정에서 사형수가 2시간 가까이 발작 증세를 보이다 사망해 논란이 일자 사형 집행을 한시적으로 중단하기로 했습니다.
애리조나주 톰 혼 법무장관실은 "논란이 해소될 때까지 사형집행 영장을 발부하지 않겠다"고 밝혔다고 25일(현지시간) 미국 언론이 보도했습니다.
이번 방침은 사형집행용 약물에 대한 정보 공개를 요구해온 사형수 조지프 루돌프 우드가 지난 23일 형 집행 후 무려 1시간57분간 발작증세를 보이다 사망한 데 따른 것입니다.
애리조나주 찰스 라이언 교정국장은 약물주사, 도관 삽입, 약물 유출 여부 등에서 아무 문제가 없었다고 반박했습니다.
그러나 사형제도 전문가들은 사망에 이르기까지 2시간 가까이 걸린 것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실제로 변호인단이 연방법원에 형집행 정지 신청 절차까지 밟았을 정도로 사형 집행 시간이 길어졌습니다.
우드의 장시간 발작 증세에 대해서는 다양한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사용된 독극물의 양이 적정했는지 여부, 주입된 독극물이 엉뚱한 곳으로 스며들었을 가능성, 약물 보관상의 문제 등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잰 브루어 주지사는 이번 사건에도 여전히 사형제도를 찬성하고 있습니다. 다만 그는 교정국에 집행 과정상에 문제가 있었는지를 검토하라고 지시했습니다.
이와 관련, 혼 법무장관도 신중을 기한다는 차원에서 검토와 조사가 끝날 때까지 사형집행 영장을 발부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존 매케인(공화·애리조나) 상원의원은 이번 사건에 대해 "특정 범죄에 대한 사형제도에 찬성하지만 이번 일은 '고문'"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는 "벌을 받을만한 사람들은 그에 맞는 책임을 져야 하지만 그렇다고 이번과 같은 일까지 수용할 수 없다"고 덧붙였습니다.
우드 이전에도 지난 1월 오하이오주에서 한 사형수가 형집행 후 26분간 발작증세를 보이다 사망했고, 4월에는 오클라호마주에서 사형 집행 도중 발작을 일으킨 사형수가 형 집행 중단에도 심장마비로 목숨을 잃었습니다.
우드는 형 집행에 사용되는 독극물의 출처 등에 대한 정보 공개 등을 요구했으나 대법원에 의해 기각돼 사형이 집행됐습
미국의 각 주는 보복 우려 등으로 사형집행용 약물을 공급하는 회사가 어딘지, 누가 약물을 주입하는지 등과 같은 세부 사항의 공개를 거부하고 있습니다.
우드는 1989년 헤어진 여자친구와 그녀의 아버지를 살해한 혐의로 사형선고를 받았습니다.
이번 사형집행은 애리조나주에서 작년 10월 이후 3번째이며 1992년 이후로는 36번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