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자동차 관련 기업이 밀집한 미국 미시간주의 사우스필드에 또 하나의 '평화의 소녀상'이 세워졌습니다.
미시간 위안부 소녀상 건립위원회는 16일(현지시간) 미국의 대표적인 공업도시인 디트로이트 북서부에 위치한 사우스필드의 미시간 한인문화회관 앞마당에서 해외 2번째이자 미국에서 2번째인 일본군 위안부 소녀상을 설치하고 제막식을 가졌습니다. 이 자리에는 소녀상을 조각한 김운성·김서경 부부와 딸 소흔(14), 시드니 랜츠사우스필드 시의원, 미시간주 한국전쟁 참전용사, 미시간 한미여성회원, 디트로이트·앤아버 지역 미시간 한인사회 인사, 인근 지역 주민 등 약 150명이 참석했습니다. 일본 최대 공영 방송사인 NHK도 3명의 취재진을 파견하는 등 많은 관심을 보였습니다.
국민의례와 김운성 작가의 소녀상 제작 설명이 끝난 뒤 노란색 천으로 가려져 있던 평화의 소녀상이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서울 일본대사관 앞과 캘리포니아주 글렌데일 시에 설치된 소녀상과 똑같은 '담담한 표정'의 형상입니다.
소녀상 건립 기금 모금에 중추적 역할을 한 미시간 한미여성회 이병준 회장은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부모·형제로부터도 설움받은 일본군 위안부들을 우리가 위로하고 싶었다. 피해갈 수 없는 역사를 알리는 일을 우리 2세들이 지속해갔으면 좋겠다"고 말했습니다.
미시간 위안부 소녀상 건립 계획은 2011년 시작됐으나 기금 모금과 설치 장소 확보 등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2년 반이라는 긴 준비과정이 소요됐습니다.
애초 사우스필드 공립도서관 내 건립이 사실상 확정됐다가 세계 굴지의 일본계 자동차 부품회사 덴조(Denso)등 사우스필드 주재 일본 기업들과 일본총영사관이 "지역사회 갈등을 조장할 수 있다"며 적극적인 개업에 나서 도서관 이사회를 설득함으로써 무산시켰습니다.
미시간주 사우스필드에 진출해있는 한인 기업은 현대·기아차를 포함해 약 40개에 그치는 반면 일본 기업은 무려 250개에 달합니다.
결국 한인사회 소유지에 소녀상이 설치됐지만 한인들은 일본 사
조영화 디트로이트 한인회장은 "소녀상은 일본을 겨냥해 설치한 것이 아니다. 여성인권과 평화에 대한 차세대 교육을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김병준 한인회 이사장은 "3만여 미시간 한인 동포들의 의지를 모은 것으로, 그들이 함부로 건드릴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