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볼라 바이러스가 확산하면서 취약한 서아프리카 경제에 이 지역 국내총생산(GDP)이 최대 4%까지 감소하는 등 큰 충격을 줄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도널드 카베루카 아프리카개발은행(AfDB) 총재는 26일(현지시간) 한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서아프리카 지역의 수입이 줄고 외환거래가 악화됐으며, 시장은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이어 "항공사들이 운항을 중단했고 프로젝트들은 취소되고 있으며 사업가들은 떠나고 있다"며 "타격이 매우 크다"고 말했다.
에볼라 발병국인 라이베리아 정부는 이미 2014년 경제성장 전망을 낮춰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시에라리온 역시 올해 다이아몬드 수출 목표액 2억 달러를 달성하지 못할 수 있다고 밝혔다. 지난해 시에라리온의 다이아몬드 수출액은 1억8600만 달러였다.
세계 최대 철강회사인 아르셀로미탈 등 서아프리카에 진출한 기업 상당수는 에볼라가 창궐하자 현지 파견 직원들을 철수시켰고, 케냐항공과 영국항공, 에어프랑스등 항공사들의 여객기 운항 중단도 잇따르고 있다.
카베루카 총재는 "각국 정부가 (통행 등) 제한 조치를 하는 것을 이해한다"면서도 "그러나 이런 조치는 의학적 근거에 의거해서 해야지, 정치적 당위에 의해서 하면 안된다"며 제한 조치를 최대한 신중하게 해줄 것을 당부했다.
이런 가운데 에볼라 바이러스 백신 개발 노력도 속도를 내고 있다.
블룸버그 통신은 미국 국립보건원이 영국 제약사인 글락소스미스클라인이 만든 에볼라 예방 백신으로 이르면 다음주부터 사람을 대상으로 한 임상 시험을 시작한다고 27일 보도했다.
미국 국립보건원의 백신연구센터는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해당 백신에 대한 1단계 시험 승인을 받았다. 1단계 시험은 치료제나 백신을 사람에 적용했을 때 안전한지와 동물 실험에서와 유사한 효과를 내는지를 점검하는 첫번째 단계다.
한편 시에라리온에서 에볼라 바이러스에 감염돼 영국으로 이송된 영국인 간호사 윌리엄 풀리(29)의 감염원은 1살짜리 남자아이였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로이터 통신이 풀리와 함께 일했던 상사의 발언을 인용해 전했다.
풀리는 시에라리온 동부 지역 진료소에서 자원봉사를 하던 중 에볼라 바이러스에 감염된 엄마에게서 모유 수유를 받은 1살 남아 셀루 보르보르를 돌봤다. 아이의 엄마는 사망했지만 아이는 에볼라 검사에서 음성 판정을 받았기 때문에 폴리는 보르보르와 자유롭게 놀아줬다.
그러나 이후 보르보르는 고열이 나서 2차 검사를 받은 끝에 양성 판정을 받았고지난 24일 사망했다. 이날은 풀리가 에볼라 감염 판정을 받은 날이기도 하다.
국경없는 의사회(MSF) 소속 간호사 아니야 볼츠
볼츠는 이날 '뉴잉글랜드저널오브메디신'(NEJM)에 기고한 글에서 "에볼라가 몇달 동안이나 통제 불가능한 수준이었지만, 국제 보건계는 대응하는 데 오랜 시간이 걸렸다"고 밝혔다.
[매경닷컴 속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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