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도한 위험 감수와 낮은 시장 변동성이 나중에 큰 시장 충격으로 되돌아올 수 있다. 특히 신흥시장이 금리상승·통화절하 2중 충격에 전면 노출된 상태다."
전세계 중앙은행의 중앙은행 역할을 하는 국제결제은행(BIS)이 통화정책이 긴축으로 돌아설 경우에 대비하지 않고 안주하고 있는 시장에 경고장을 던졌다. 특히 통화정책 변경으로 시장 충격이 발생할때 신흥시장이 상대적으로 더 큰 타격을 받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BIS는 14일 내놓은 분기보고서를 통해 미국 연준 등 전세계 중앙은행들의 초완화통화정책이 투자자들의 과도한 위험감수를 부추기면서 이미 높은 수준에 있는 자산가격을 더 부풀리고 있다고 꼬집었다. 또 BIS는 비정상적(extraordinarily), 예외적(exceptionally)이라는 단어를 보고서에서 여러차례 반복하면서 위험감수 분위기 확산으로 과도하게 낮아진 시장 변동성이 오히려 시장 위험 신호라고 강조했다.
시장 변동성이 이례적으로 낮다는 것은 저금리.과잉 유동성 환경이 앞으로도 계속된다는데 시장이 무게중심을 두고 안주하고 있는 신호로 해석할 수 있다는게 BIS 보고서의 진단. 그만큼 유사시 충격에 대한 대비가 없다는 점에서 예상보다 통화긴축 속도가 빨라지면 무사안일에 빠진 시장이 크게 흔들릴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와관련해 3분기 미국경제의 강한 반등 기대감속에 16일부터 이틀간 열리는 9월 미국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정례회의에서 연준이 그간 초완화통화정책에서 벗어나 매파적 내용이 강화된 성명서를 내놓을 경우, 시장 충격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는게 월가 분위기다. 시장 일각에서는 이번 FOMC회의때 연준이 8년만에 처음으로 기준금리를 언제쯤 인상할지에 대해 보다 구체적인 로드맵을 제시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BIS보고서는 통화정책 변경으로 금리상승.달러강세 현상이 심화되면 신흥경제가 상대적으로 더 큰 악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저금리를 활용해 신흥시장 기업들이 최근 수년간 대거 해외채권을 발행한 상태여서 금리상승.달러 강세가 추세적으로 진행될 경우, 금리상승에 따른 부채상환 비용 증가와 자국통화가치 하락에 따른 환위험에 노출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실제로 일부 신흥국 기업들의 해외차입액이 자국 국내총생산(GDP)규모에 육박할만큼 과도하게 늘어난 것으로 BIS보고서는 파악했다.
지난 2009~2012년 사이에 금융기관을 제외한 신흥시장 기업들이 발행한 해외채권규모는 3,750억달러로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 4년간 발행한 액수 대비 두배이상 늘어났다. BIS보고서는 "많은 신흥경제 기업들이 환헤지를 하지않은 상태"라며 "부채규모가 커진 상태에서 자국통화가치 하락, 글로벌 금리상승, 국내경제 침체에 대한 기업들의 대응력이 더 취약해질 것"으로 내다봤다. 보고서는 또"부채상환 비용이 커지면 기업 이익이 줄고 사내유보 자금 고갈을 가져온다"며 "신흥기업 재무구조 악화는 곧바로 다른 분야로 전염되고 이는 신흥시장 채권에 투자하는 글로벌 펀드, 돈을 빌려준 해외은행들의 수익악화로 연결될 수 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신흥시장에 투자하는 글로벌 펀드 덩치가 커진 점도 유사시 신흥시장 자산시장 변동성을 확 키우는 잠재적 위험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보고서는 판단했다. 자금집계기관인 EPFR글로벌컨설턴시에 따르면 2007년 10월 9,000억달러대였던 신흥시장 투자펀드 규모가 올 5월말 현재 55%나 폭즈한 1조4,000억달러로 증가했다. 펀드 운용기관들이 대부분 유사한 벤치마크를 따라 투자포트폴리오를 짜기때문에 시장상황이
[뉴욕 = 박봉권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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