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형사재판소(ICC) 회부 등을 권고한 유엔총회의 북한인권결의안 초안에 대해 북한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는 가운데 유엔 북한인권특별보고관과 미국의 북한 인권특사가 잇따라 다음 주 한국을 찾아 북한 인권 문제를 우리 정부와 협의합니다.
↑ 사진=MBN |
복수의 정부 소식통은 4일 마르주키 다루스만 유엔 북한인권특별보고관이 10∼14일께, 로버트 킹 국무부 북한인권특사는 11∼13일께 각각 한국을 찾을 예정이라고 전했습니다.
이들은 방한 기간 외교부와 통일부 등 우리 정부 인사와 면담하고 북한 인권 관련 인사 및 단체들과 만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노광일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두 분은 통일연구원 주최 제4차 '샤이오 인권포럼'에 참석차 방한할 예정인 것으로 안다"며 "킹 특사 방한 시에는 우리 측 정부 인사와도 면담을 갖고, 북한인권문제 관련 협의도 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번 방한은 정례적인 방문 형식이지만 시점상 유엔총회 북한인권결의안 처리와 맞물려 있어 주목됩니다.
유엔 북한인권특별보고관은 북한의 인권상황을 조사하고 결과 및 권고사항을 유엔에 보고하는 역할을 담당합니다. 2010년 임명된 다루스만 보고관은 유엔 북한 인권조사위원회(COI) 설립에 중요한 역할을 했으며 COI 위원으로 활동하기도 했습니다.
유엔총회 북한인권 결의안은 이 COI 보고서를 토대로 한 것입니다.
북한은 ICC 회부 조항을 삭제하면 북한을 직접 조사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뜻을 보였으나 다루스만 보고관은 언론 인터뷰에서 반대 의사를 표시한 바 있습니다.
다루스만 보고관은 이번 방한시 북한인권결의안 관련 동향에 대해 우리측에 설명하고 유엔총회 북한인권결의안 표결 이후 북한 인권 개선을 위한 양측간 협력 방안에 대해 의견을 교환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정부는 또 킹 미국 국무부 북한인권 특사 방한을 계기로 한미간 북한 인권 문제와 관련한 협력 문제 협의도 이어갑니다.
존 케리 미국 국무부 장관은 9월 유엔총회 때 윤병세 외교부 장관 등이 참석한 가운데 북한인권 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첫 장관급 회의를 개최한 바 있습니다.
킹 특사는 또 제프리 에드워드 파울 석방 이후 북한에 억류된 2명의 다른 미국인 석방 문제에 대해서도 우리측과 논의할 것으로 보입니다.
킹 특사는 미국 내 탈북자 정착 및 북한인권법, 대북 식량지원 문제 등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한편 노광일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다루스만 보고
노 대변인은 이어 "우리는 인권특별보고관 등 인권과 관련된 유엔 기구의 직원들이 북한을 가는 것은 항상 지지해 왔다"며 "방북이 성사되어서 인권 관련된 협의가 진행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가지고 있다"고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