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중앙은행의 중앙은행 역할을 하는 국제결제은행(BIS)이 달러강세로 인해 신흥경제가 심각한 타격을 받을 수 있다고 경고하고 나섰다. 과거에도 강달러 현상이 두드러졌을때 신흥경제가 외환위기를 겪었던 사례가 많았던 만큼 최근 강달러 흐름이 신흥경제 위기의 전조가 될 수 있다는 진단이다.
BIS는 7일 내놓은 분기 보고서를 통해"달러강세가 추가로 더 진행되면 달러부채를 많이 안고 있는 신흥경제 기업에 대한 신뢰가 훼손되는 등 신흥시장 금융취약성이 노출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BIS에 따르면 중국, 인도, 브라질 등 신흥국 경제는 올해 6월말 현재 2조6,000억달러규모의 외화표시채권을 발행한 상태다. 이중 4분의 3은 달러표시채권이다. 게다가 글로벌 은행들이 신흥시장 국가에 빌려준 외화표시 대출잔액은 3조1,000억달러선대로 대부분 달러대출로 파악됐다. 국제은행들이 중국에 빌려준 대출잔액만 지난 2012년말 대비 올해 6월말 현재 두배 늘어난 1조1,000억달러에 달한다.
클라우디오 보리오 BIS 통화경제국장은"미국 달러값이 지속적으로 상승하면 (달러표시)부채 상환부담이 커지고 이는 곧바로 자금상환 미스매치(불일치)위험 확대로 연결될 것”이라며"특히 미국 기준금리가 정상화(인상)되면 금융시장 신용이 더 줄어들어 (자금조달 금융비용이 급등하는 등) 상황이 심각해질 수 있다”고 걱정했다. 달러가치가 오르면 자국 통화가치가 상대적으로 떨어지게되고 그만큼 달러부채를 많이 지고 있는 기업이나 국가의 달러자금 상환 비용이 커지게 된다.
지난 11월 미국 고용지표가 시장예상을 훨씬 웃도는 서프라이즈를 내면서 유로존·일본 등 미국의 주요 교역파트너 통화 대비 미국 달러가치를 보여주는 달러지수가 8년래 최고치로 치솟은 상태다. 8일 달러화는 엔화대비 121엔선까지 치솟아 지난 2007년 이후 최고치다. 유로화에 대해서도 1.23달러를 기록, 지난 2년래 가장 높은수준으로 올라섰다. 고용지표 호조로 연준 기준금리 인상시점이 내년 3월로 앞당겨질 수 있다는 전망까지 수면위로 부상하면서 달러강세 현상이 더 심화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강달러는 미국 경제의 강한 펀더멘털을 보여주는 증거지만 역사적으로 보면 개도국 등 신흥경제 혼란을 초래하는 신호탄이 되기도 했다는게 파이낸셜타임스 등 외신들의 진단이다. 지난 80년대 남미 금융위기와 지난 97~98년 국제통화기금(IMF)아시아 외환위기는 모두 강달러가 촉발한 위기였다. 달러강세가 진행되면서 달러 부채를 진 기업·국가가 제때에 달러부채를 상환하지 못하는 디폴트 상황에 직면, 국가적 위기를 겪었다. 이처럼 심각한 외환부족사태를 경험한뒤 신흥국 각국 정부는 외환보유고를 대폭 확대하고 달러부채
[뉴욕 = 박봉권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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