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태평양 연안에 11일(이하 현지시간) 심한 폭풍우가 몰아쳐 샌프란시스코 도심 등 곳곳에 전력 공급이 끊기고 교통이 한동안 마비됐습니다.
특히 샌프란시스코는 도심 지역에 대규모 정전 사태가 발생해 직장인들이 대피하고 전차 운행이 전면 중단되는 등 피해가 컸습니다.
캘리포니아 북부와 중부 지역의 전력·가스 회사 PG&E의 고객 28만7천명이 이날 정전을 겪었고, 일몰 약 1시간 40분 후인 오후 6시 30분 기준으로 3만5천명이 전력을 쓰지 못했습니다.
정보기술(IT)기업과 금융기관이 밀집한 샌프란시스코 도심 금융지구의 초고층 오피스 빌딩과 호텔 등 수십 곳이 오전 한때 정전을 겪는 바람에 사무실에서 일하던 직장인 수천명이 건물에서 빠져나와 대피하기도 했습니다.
심한 바람이 불고 도로 곳곳이 침수되면서 샌프란시스코의 명물인 전차도 운행을 전면 중단했습니다.
광역권의 전철 시스템인 바트(BART)와 통근 열차 캘트레인은 출근 시간대에 잇따라 출발 지연과 연착을 겪었고, 정전으로 몽고메리스트리트 역이, 홍수로 샌브루노 역이 폐쇄됐습니다
실리콘밸리의 관문인 샌프란시스코 국제공항에서는 항공편의 취소, 지연, 연착이 잇따랐습니다.
전력 공급 문제로 샌프란시스코 심포니·오페라단·발레단 등 시청 근처에 밀집한 예술기관의 홈페이지와 전산·예매 시스템이 작동 불능 상태에 빠졌으며, 샌프란시스코 심포니는 연주장인 데이비스 심포니 홀에 정전이 계속되는 바람에 이날 저녁에 예정됐던 버트 바카락과의 협연을 취소했습니다.
한편 샌프란시스코, 오클랜드, 마린 카운티 등의 교육청은 학생들의 안전을 위해 산하 학교들이 휴교토록 전날 지시했습니다.
이 지역에 일제히 휴교령이 내려진 것은 2001년 '9·11 테러' 이후 처음입니다.
미국 기상청(NWS)에 따르면 이날 강한 폭풍우를 동반한 비구름이 캘리포니아주 북부와 중부, 오리건주, 워싱턴주 등에 폭우와 폭설을 내렸으며, 비구름대가 동쪽으로 이동하면서 네바다, 유타, 아이다호, 와이오밍, 뉴멕시코, 콜로
캘리포니아 남부 지역에도 이날 밤 강풍을 동반한 폭우가 내릴 가능성이 있습니다.
가장 많은 영향을 받은 캘리포니아 북부는 일부 지역에서 태풍과 맞먹는 시속 126km의 바람이 불었으며, 캘리포니아 동부 내륙의 시에라 네바다 산맥에서는 최대 풍속이 자그마치 시속 237km에 이르기도 했습니다.